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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세안] “카지노 딸린 리조트서 휴식” 자국 인구 세 배가 놀러오는 싱가포르

입력
2018.03.22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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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박을 통한 또 다른 도박

복합리조트 개장 후 관광수입 급증

지난 2월 중순 관광객들로 가득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복합리조트 내 쇼핑몰을 찾은 한 관광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음력 설 연휴를 맞아 각국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웬만한 식당들은 1시간 가까이, 커피 한잔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다.
지난 2월 중순 관광객들로 가득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복합리조트 내 쇼핑몰을 찾은 한 관광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음력 설 연휴를 맞아 각국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웬만한 식당들은 1시간 가까이, 커피 한잔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자국 인구(560만)보다 3배 이상 많은 1,74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서울보다 약간 더 넓은 면적의 국가가 인도네시아(1,404만), 필리핀(662만)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특히 섬 국가로서 내세울 만한 자연 풍경이나, 웬만한 동남아 국가들은 하나씩은 갖고 있는 유서 깊은 사원 하나 없는 등 열악한 조건에서 달성한 것이어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배경에는 2010년 문을 연 마리나베이 복합리조트와 센토사 섬 내 복합카지노가 첫손으로 꼽힌다. 깨끗한 환경과 높은 수준의 치안으로 그 전인 2009년에도 968만명의 외국인을 유치했지만, 두 리조트 개장 후 관광객 수가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 지난달 연휴를 맞아 찾은 싱가포르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댔다.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마리나베이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와 쇼핑몰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서는 40분 이상 기다려야 했을 정도다. 지하에 자리 잡은 카지노에도 신분증 확인을 위한 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KOTRA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마리나베이 카지노에서 올린 수익 일부가 리조트 내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운영에 들어간다”며 “’카지노를 중심으로 복합단지 내 시설 운영이 선순환을 이루고,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관광명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카지노 위에 자리 잡은 호텔은 연휴기간 동안 객실 1박에 550달러 이상으로 가격이 치솟았지만 빈 곳이 없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싱가포르는 태국 등 다른 동남아처럼 도박을 금기시 하던 나라. 국부 리콴유 전 총리도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카지노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고, 이후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부진을 보이던 싱가포르 경제도 활기를 다시 띠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은 2010년 15.2%로 뛰어 오르기도 했다. 크레딧 스위스은행은 2010년 복합리조트 개장 후 4년 동안 관광 수입이 25%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율은 중국인으로 지난해 323만명이 싱가포르를 다녀갔다. 전년(186만명) 대비 18.5% 증가한 것이다. 카지노가 없거나 수가 적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는 623만명이 찾았다. 한국인도 지난해 63만명이 찾아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싱가포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카지노 입구. 세 명의 직원이 신분증 검사를 하며 손님을 받았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카지노 입구. 세 명의 직원이 신분증 검사를 하며 손님을 받았지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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