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휘, 삼지연 악단 공연장서
朴시장에 “오신다는 거죠?” 확인
서울-평양 교류 협의 이어질 듯
지난 달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방북 초청을 수차례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휘 북한 국가체육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초청공연에서 관람석 바로 옆자리에 앉아 박시장에게 “박 시장과 임동원 장관님이 같이 오신다는 거죠”라며 남북간 교류협력을 위한 방북 의사를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공연 전 VIP룸에서 박 시장으로부터 경평축구 부활과 내년 제100회 전국체전 참가 제안을 받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박 시장은 이미 (평양에) 초청돼있다”고 한데 이은 것이다. 때문에 시는 경평축구 부활과 전국체전 참가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고 서울-평양간 협의가 이르면 정상회담 직후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있었기 때문에 중앙정부와의 관련 협의도 원활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오찬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게 경평축구 부활과 전국체전 참가 등 남북간 교류협력 방안에 대해 듣고 “아주 좋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장관은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자문단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동생으로, 당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동석했다. 이 점에서도 시는 서울-평양 교류협력에 대한 북측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29년 경성중학 중심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인 평양팀 사이에서 처음 열린 경평축구는 1946년 대회를 끝으로 남북 분단과 함께 중단됐다. 경평축구를 남북교류 숙원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는 부활 첫해에는 평양에서 개최하는 것이 순서라고 보고 있으며, 전국체전에 평양의 단순 참가를 넘어 서울ㆍ평양 공동개최까지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 시장은 2016년 11월 한반도 분단 패러다임을 넘어 평화경제 패러다임으로 대전환하자는 이른바 ‘P턴(Peace turn) 플랜’을 제안하며, ‘서울-평양 도시협력 3대 분야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평양 정수장·상하수도 개량사업, 평양 맞춤형 대중교통 운영시스템 구축, 서울·평양간 도시재생 시범사업, 평양 역사유적 복구 지원 등의 남북 교류협력 방안이 들어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