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씨와 김보경(오른쪽)./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버티는 게 이기는 것.’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철녀’ 김보경(32ㆍ요진건설)의 카카오톡 상태메시지에 적힌 문구다. 그는 그 동안 ‘간절하다’, ‘최선을 다하되 잘하자’,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될 때까지 버티기’, ‘할뚜이따!(할 수 있다)’ 등 상태메시지로 꾸준히 자기 암시를 해왔다.
김보경은 지난 2008년부터 11년 연속 시즌 상금 1억 원 돌파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미 지난해 그는 K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10년 연속 시즌 상금을 1억 원 이상을 번 선수가 됐다. 그의 행보가 이제는 역사다. 그는 올 시즌 현재 3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1,421만 원(39위)을 획득했다. 대회 출전 수만 받쳐준다면 올해도 상금 1억 원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어 역대 최다 출장(274개 대회), 역대 최다 예선 통과(245회) 기록도 진행형이다.
김보경의 롱런 비결은 역시나 ‘연습’이다. 그는 경기 후 퍼팅 그린에 오랫동안 남아 연습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16년 7월 카이도 MBC 플러스 여자오픈 때 그는 라운드 후 소나기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아버지 캐디 김정원(63)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퍼트 연습을 이어갔다.
2004년 KLPGA 입회한 김보경은 ‘신인 때부터 꾸준하다’는 말에 “하루에 체력 훈련 2~3시간, 샷 연습 2시간, 퍼팅과 숏게임 훈련 3~4시간을 소화한다. 데뷔 때나 지금이나 하는 훈련들은 똑같다. 늘 하던 대로 하고 있다”고 부산 숙녀 특유의 덤덤한 투로 답했다. 그의 롤모델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장수형 골퍼’ 줄리 잉스터(58ㆍ미국)다. 그는 “연배가 어머니뻘인 데 실력도 대단하고 사람도 좋다. 정말 닮고 싶다”고 했다.
잉스터보다는 아래 세대이지만, 호주의 캐리 웹(44)도 LPGA의 대표적인 ‘철녀’다. 웹은 2000년을 전후해 아니카 소렌스탐(48ㆍ스웨덴), 박세리(41)와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투어 통산 41승의 전설이다. 3살 적은 박세리는 이미 2016년 은퇴했지만, 웹은 여전히 필드를 누비고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웹에게 오는 6월 1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숄크릭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 출전권을 부여했다고 20일 전했다. 특별 초청으로 웹은 US여자오픈에 23년 개근을 이어가게 됐다. 현역 선수로는 최장 기간 연속 출전이다.
김보경과 웹뿐 아니라 홍란(32ㆍ삼천리)과 로라 데이비스(55ㆍ영국)의 깜짝 활약도 최근 주목을 받았다. 홍란은 지난 19일 끝난 KLPGA 투어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에서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으며 데이비스는 같은 날 막 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이 같은 베테랑들의 열정과 철저한 자기관리는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투어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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