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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당ㆍ상하이방 겨냥한 표적 사정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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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당ㆍ상하이방 겨냥한 표적 사정 현실화하나

입력
2018.03.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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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젠밍 화신에너지 회장. 바이두
예젠밍 화신에너지 회장. 바이두

중국 재벌 가운데 태자당(혁명원로 자제 그룹) 지원설이 유력했던 예젠밍(葉簡明) 화신(華信)에너지 회장이 공안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경영권을 박탈당한 사실이 체코 정부에 의해 확인됐다. 안방(安邦)보험에 이은 신화에너지 사태로 태자당은 물론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을 겨냥한 표적 사정이 현실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체코 대통령 비서실은 최근 “예 회장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가 더 이상 최고경영자(CEO)나 주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화신에너지 측으로부터 확인했다”면서 “다만 조사를 받는 건 예 회장 개인이고 화신에너지 법인은 아니라는 해명도 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지금까지 확인하지 않은 예 회장의 구금 및 경영권 박탈 사실이 체코 정부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앞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지난달 예 회장이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중화권 매체들의 보도를 전후로 화신에너지의 자국 투자가 차질을 빚자 대표단을 중국과 홍콩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설립된 화신은 상하이(上海)에 본부를 둔 중국 4위의 민간 석유기업으로 2015년부터 국유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의 자금 지원 등을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러시아, 체코, 미국 등에서 전방위 기업사냥에 나섰다. 특히 체코에선 맥주 제조업체와 항공사, 축구클럽, 호텔, 부동산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룹의 성장 과정에서 총 부채의 87.5%에 해당하는 323억위안(약 5조5,000억원)을 CDB로부터 대출받는 등 국유은행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에서 태자당 배경설이 끊이지 않았고 상하이방 핵심인사들이 그룹 도약의 발판이 된 화항(華航)석유 인수를 적극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패트릭 호(何志平)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이 아프리카 석유 채굴권 확보에 나선 화신에너지를 대신해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되면서 예 회장도 중국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이를 두고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과 마찬가지로 태자당 및 상하이방 인사들의 돈 줄 역할에 대한 중국 당국의 사정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일부 재벌이 국유자산을 헐값에 넘겨받고 태자당과 상하이방 등 권력층의 재산 해외도피를 도왔다는 소문이 적지 않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로서는 이들 재벌을 단죄함으로써 외화유출을 막고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돈줄도 끊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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