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일본 정부에 독도를 자국 땅으로 명시한 교과서의 시정을 요구했다.
김 부총리는 21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제2회 한ㆍ일ㆍ중 교육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장관에게 “지난달 발표된 일본 고교개정 학습지도요령 초안의 독도 문제와 관련, 최종본에 올바른 방향이 담길 수 있도록 해달라”며 사실상 수정을 촉구했다. 그는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서도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주역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상호 존중의 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14일 독도(일본명 다케시마)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공개했다. 학습지도요령은 교육과정 편성 기준으로 교과서 검정 및 교육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크다. 일본 정부는 개정안에서 ‘역사 총합’ ‘지리 총합’ ‘공공’ 과목을 신설해 필수 과목으로 편성하고 일본사 탐구, 지리 탐구, 정치ㆍ경제 등 타 교과에도 독도를 자국 땅으로 못박는 등 도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3월 초ㆍ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해 같은 내용을 가르치기로 했다.
문부과학성은 이달 말까지 여론 수렴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한 다음, 2022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원래 3국간 교육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일본의 독도 도발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ㆍ일ㆍ중 교육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청소년ㆍ학생 교류 촉진 ▦아시아 고등교육 통합체 확립 ▦세계 교육발전에 기여하는 3국 교육협력 강화 등에 합의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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