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관리 공산당 선전부로 이관… 사상ㆍ언론통제 강화
중국이 해외에 중국 공산당 및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이데올로리기를 적극 전파하기 위해 주요 국영방송 3개를 통합해 ‘중국의 소리’(Voice of China) 방송을 만든다. 냉전 이후 미국의 자유주의 이념을 세계로 퍼뜨린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를 본뜬 것이다. 또 미디어 관련 업무를 공산당 중앙선전부로 이관함으로써 사상ㆍ언론 통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정부조직 개편의 후속조치로 CCTV와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 중국구제방송(CRI) 등 3개 국영방송을 ‘중국의 소리’라는 이름의 단일 국영방송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CCTV는 분야별로 22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영어뉴스 채널인 CGTN은 페이스북에서 영국 BBC방송보다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또 CNR은 중국 라디오방송 중 유일하게 중국 전역을 청취지역으로 운영되며, CRI는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100여개의 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와 대적할 통합 국영방송은 국무원 직속기구로 편입되지만 실질적인 업무는 당 선전부가 관장할 예정이다. SCMP가 확보한 국영방송 3사 통합 관련 문건에는 ‘중국의 소리’의 역할로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정책 장려, 주요 선전ㆍ보도의 계획 및 조정, 여론 형성 능력 강화, 글로벌 메시지 개선 등이 명기돼 있다.
이번 조치는 서방 매체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적 보도와 편견에 적극 대응하라는 시 주석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그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비난을 받게 된다”며 중국의 사상과 입장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기구 개편에서는 당 선전부가 모든 미디어를 총괄 감독하게 됐다. 국무원 직속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담당하던 신문ㆍ방송ㆍ영화ㆍ출판ㆍ드라마 등과 관련한 업무를 당 선전부 내 국가판권국ㆍ국가영화국ㆍ국가TV라디오방송총국 등이 직접 관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미디어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진핑 사상’의 전파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당국의 검열과 통제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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