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전 시장 약속 불구 예산편성 안돼
경북 구미시가 올해부터 전면 실시하기로 한 초등학교 전면무상급식이 차질을 빚고 있다.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남유진 전 구미시장이 지난해 12월 지역시민사회단체의 요구에 따라 전면실시를 약속했지만 관련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선 초등학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이달 초 이번 학기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하지만 시예산 지원이 불발됨에 따라 종전대로 급식비를 징수해야하는 혼란에 빠졌다.
오모(47ㆍ구미시 송정동)씨는 "올해부터 무상급식을 한다는 통신문을 받고 좋아했는데 뒤늦게 급식비를 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니 황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미참여연대를 비롯한 6개 시민단체는 성명서에서 "시의회가 예산편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서 구미시가 머뭇거리고 있다"며 "아이들 밥상을 앞에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학교 현장의 혼란을 하루라도 빨리 줄이기 위해서 다음달 추경 편성을 통해 후속조치가 이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시가 여전히 예산 타령을 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쏟아 부을 돈은 있어도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투자할 예산은 없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학교와 부모님, 학생들이 안심하고 급식을 할 수 있도록 의회와 원만하게 협의해 추가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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