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영화에서 특별출연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수상한 그녀’ 김수현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의 ‘특별출연 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영화의 뜻밖의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산통을 깨는 부작용으로 작용되기도 하는 특별출연의 득과 실을 짚어봤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한복녀 역을 맡은 공효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박스오피스 1위이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는 주인공 소지섭, 손예진 외에도 뜻밖의 스타가 등장한다. 바로 공효진, 박서준이 그 주인공이다. 공효진은 홍구(고창석)네 빵집 손님 한복녀로, 박서준은 우진(소지섭)의 잘 자란 아들 지후로 특별출연한다. 이들은 각각 손예진, 제작사와 인연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의 초·중반에 등장하는 공효진은 특유의 반전 코믹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박서준 역시 스무 살의 풋풋한 우진으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지만 관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잘 자란 아들’ 역에 잘 어울린다는 평과 실제로 11살 나이 차인 소지섭의 아들로 등장하기에는 무리라는 반응이다. 메가폰을 잡은 이장훈 감독은 공효진, 박서준의 특별출연에 대해 “여운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은 살짝 깨는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한 번쯤 유쾌하게 웃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 특별출연한 박서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관객들의 엇갈린 반응을 감수하면서도 수많은 영화감독과 제작사가 특별출연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영화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개봉작 ‘1987’의 강동원은 특별출연의 좋은 예로 꼽힌다. 고(故) 이한열 열사로 특별출연한 강동원은 적은 분량에도 주연배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하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올해 첫 천만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역시 화려한 특별출연 라인업으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이정재, 김해숙, 이경영, 김하늘, 유준상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배우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하며 흥행에 한몫 했다. 이 외에도 ‘밀정’(2016년) 이병헌, ‘암살’(2015년) 조승우 등이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해냈다. 특히 ‘베테랑’에서 문구점 사장으로 우정출연한 마동석은 자신의 이미지와 상반된 직업으로 반전 재미를 선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염라대왕 역으로 특별출연한 이정재./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직까지 특별출연이 영화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특별출연이 유행처럼 번지며 마치 한국영화의 클리셰처럼 작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쯤에서 누가 나올 텐데’라는 예상이 적중했을 때 영화가 자칫 식상하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예전에는 특별출연이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출연’으로 재미를 줬으나 자꾸 반복되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 질린다는 평도 찾아볼 수 있다”며 “모두를 납득시킬 스토리라인 속 특별출연이면 몰라도 자칫 쌩뚱맞은 출연은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특별출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카메오나 우정출연보다 특별출연을 선호한다”며 “상대적으로 작은 역할이라도 의미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출연진 명단에 ‘그리고 OOO’이라고 명시되는 것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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