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은 진단 당일 은폐… 수술 후에도 침묵
암 진단 사실 알리기 싫은 가족 구성원 ‘딸’이 1위
대림성모병원 유방암 환자 358명 설문조사 결과
유방암 환자 2명 중 1명은 가족들이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까 두려워 암 진단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방암 환자 3명 중 1명은 유방암 진단 당일 가족에게 암에 걸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수술 직전, 수술 직후에 가족에게 알리고, 투병과정 동안 유방암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는 환자도 있었다.
대림성모병원은 암 예방의 날을 많아 유방암 환자와 가족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대림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에서 358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유방암 환자들은 ▦가족의 충격이 걱정(59.8%) ▦경제적 부담(12.9%) ▦생각을 정리할 시간 필요(11.9%)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저하 우려(1.4%) 등의 이유로 암 진단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유방암 환자 10명 중 약 3명(27.5%)는 가족구성원 중 딸에게 암 진단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유전적 영향으로 딸이 유방암에 걸릴까 염려하는 마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에게 암 진단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비율도 27.5%를 기록했다. 배우자는 19.2%였다. 시댁에 암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겠다는 응답도 13.2%나 됐다.
유방암 환자들은 가족구성원의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응답자의 84.5%가 가족구성원의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병원장(한국유방암학회 이사)은 “설문조사 결과 환자 본인보다 가족이 받을 충격, 가족의 삶의 질 저하 등이 우려돼 치료를 늦추거나 가족에게 암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는 환자가 많다”며 “유방암 치료는 환자와 가족의 심리치료가 동반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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