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출석 기존 입장 고수
정무비서 등 부하직원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검찰에 피해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출했다. ‘관계는 있었지만,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다’라는 진술을 뒷받침해주는 증빙 자료라는 게 안 전 지사 측 생각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 등 신병 처리 방향 검토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19일 검찰에 출석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오전 10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6시20분쯤까지 20시간 넘게 조사를 진행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정무비서 김지은씨 등) 피해자와 합의에 의한 관계를 맺었다”라면서 업무상 위력에 따른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 이장주 변호사는 “기존에 해왔던 주장(혐의 부인)을 그대로 검찰 조사에서도 펼쳤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측은 특히 “성관계 시에 위력이나 이런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지사 측이 피해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출한 것도 양측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나눈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피해자 A씨가 속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에 대해서도 업무상 지시 등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안 전 지사와 더연 사이에는 ‘상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A씨는 안 전 지사에게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차례 성폭력과 4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일 오전 조사를 마친 안 전 지사는 “혐의 인정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 그 말씀만 드리겠다”고 답했다. “위력은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소명했냐”는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반복한 뒤 차량에 올라타 청사를 빠져 나갔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안 전 지사 진술 내용 분석에 수사력을 모으고, 안 전 지사 신병 처리 방향 검토에 들어갔다. 기존에 확보한 압수물과 피해자 및 참고인들의 진술도 면밀히 분석하면서, 고소인 추가 조사 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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