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직전 카다피로부터 5000만유로 받은 혐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2007∼2012년 재임)이 과거 리비아 독재정권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구금됐다.
20일(현지시간)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파리 근교의 낭테르 경찰은 이날 오전 불법 대선자금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그는 지난 2007년 프랑스 대선 직전에 리비아의 독재자 무하마드 카다피(2011년 사망)로부터 5,000만 유로(약 660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 경제범죄전담검찰(PNF) 지휘를 받는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48시간 동안 구금해 수사하기로 했다. 만 이틀이 지난 뒤에는 수사판사가 구금 연장 등을 결정하게 된다. 프랑스 사정 당국은 2007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에서 수상한 자금이 사르코지 측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을 확인해 2013년 4월 내사를 시작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브로커인 지아드 타키에딘은 2016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총 5,000만 유로를 리비아에서 프랑스로 2006년 말과 2007년 초에 송금했다고 자백했다. 프랑스 검찰은 리비아의 검은돈이 사르코지 측 비자금 책임자 베시르 살레의 측근인 알렉상드르 주리를 거쳐 사르코지 측근인 게앙 내무장관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리는 최근 런던에서 체포돼 프랑스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리비아 불법대선자금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 출석해 직접 심문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관련 혐의를 일체 부인해왔다. 그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12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면서 홍보회사인 비그말리옹의 자금을 몰래 갖다 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1995~2007년 재임)도 퇴임 후인 2011년 파리 시장 재임 시절의 공금 횡령 혐의로 2년 형(집행유예)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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