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참석한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현대건설 이도희(48)이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도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이도희 감독은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외국인 선수 소냐 미키스코바(29ㆍ체고)를 빼고 전원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는 모험을 택했다. 지난 1차전 완패(0-3)로 벼랑 끝에 몰린 이 감독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결과적으로 이 모험수는 적중했다. IBK기업은행은 하나로 똘똘 뭉친 현대건설의 조직력에 당황하며 1-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정규시즌 막판 부상당한 엘리자베스 대신 소냐가 긴급 투입됐지만 국내 선수들과 호흡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을 거듭했다. 소냐가 들어온 이후 현대건설이 거둔 승리는 단 1승에 불과했고 결국 정규시즌 6연패와 함께 플레이오프를 맞이했다. 현대건설의 침체된 분위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초스피드 봄 배구 탈락 위기에 놓인 이 감독은 팀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를 별다른 부상이 없음에도 벤치에 쉬게끔 했다.
용병의 공백은 현대건설의 베테랑 언니들이 완벽하게 메웠다. 1차전에 결장했던 한유미(36)는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렸고 승부처마다 중요 포인트를 뽑아내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이번 정규시즌 통틀어 득점이 16점에 불과한 한유미는 그야말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김세영(37)도 블로킹 3개를 낚으며 9점을 기록하며 힘을 더했다. IBK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메디(25ㆍ미국)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5점을 뿜어냈지만 용병 없는 현대건설은 단결된 조직력으로 맹폭을 막아냈다. 결국 메디도 힘에 부치며 마지막 4세트에서는 두 손을 들었다. 이날 공격 성공률도 40.74%로 정규 시즌 공격성공률 1위답지 않게 저조했다.
현대건설 배구단/사진=KOVO 제공
용병 없이 승리를 이끌어 낸 이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질 법 했지만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마지막 3차전도 용병 없이 국내 선수로만 기용해서 갈 생각이다”며 구상을 밝혔다. 여러모로 상황은 어렵다. 최종 3차전은 21일 IBK기업은행의 홈구장 화성에서 치러진다. 또한 여자부에서 2005년 프로리그 출범 이후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현대건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기적을 써내려 갈 태세다.
한편 챔피언결정전에 이미 안착해 있는 한국도로공사 김종민(44)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짓게 됐다. 앞서 “양 팀이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가서 힘을 다 빼고 왔으면 좋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랭킹 9위' 박인비, 1년 만의 우승...5개월 만의 톱10 복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