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동굴 등에 수천톤 몰래 버려
13개 농가 적발 1명 구속ㆍ8명 입건
제주에서 가축분뇨를 유명 관광지인 용암동굴 등에 불법배출한 양돈농가들이 또다시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지난해 8월 제주시 한림읍 일대에서 발생한 가축분뇨 유출사건 이후 도내 296개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49개 의심농가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여 축산분뇨를 불법배출한 13개 농가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제주경찰단은 제주시 한림읍 A농장 대표 김모(67)씨를 가축분뇨 공공수역 불법 배출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8개 양돈농가 대표를 가축분뇨 중간배출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하고, 나머지 4개 농가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하도록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제주경찰단에 따르면 A농장 대표 김씨는 분뇨 이송관로에 우수배출구를 뚫어 돼지분뇨와 빗물이 함께 주변 용암동굴 지대로 흘러가게 하고, 2톤 물탱크가 설치된 화물차량을 이용해 분뇨를 주변 야산에 상습적으로 투기하는 등의 수법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400여톤의 가축분뇨를 불법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B농장 대표 고모(65)씨는 저장조에 펌프와 호스관을 연결해 인근 과수원에 축산분뇨 액비를 1,700여톤을 무단살포했고, 돈사 재건축 당시 발생한 폐콘크리트 폐기물 53톤을 농장내에 무단 매립한 혐의로 적발됐다.
또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C농장 대표 이모(46)씨는 돈사 등을 청소한 세정수를 모으는 집수조가 평소에도 자주 넘치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해 가축분뇨 약 5톤 가량을 인근 지방하천인 고성천으로 흘러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 6개 양돈농가는 가축분뇨 중간배출, 액비살포 기준 위반, 폐사축 불법 매립, 액비를 비료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한꺼번에 버린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했다. 나머지 4개 농가에 대해서는 배출시설(돈사)을 신고 없이 증축한 행위 등으로 관련 부서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제주경찰단은 그동안 축산분뇨 특별수사를 벌여 73개 양돈농가를 점검했고, 위법사항이 있는 33개 농장을 적발했다. 또 양돈농가 대표 5명을 구속했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수천 제주경찰단 축산환경특별수사반장은 “분뇨 불법 배출의 중대성을 감안해 자체 수집한 정부와 자료분석을 토대로 수사를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