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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웃돌던 금계란 3천원대 급락…"메추리알만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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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웃돌던 금계란 3천원대 급락…"메추리알만도 못해"

입력
2018.03.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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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량 살처분에도 산지 가격 4개월새 46% 하락

산란계 작년보다 41% 늘어…계란 생산량도 급증

조류 인플루엔자(AI)로 대규모 살처분이 이뤄질 때면 어김없이 올랐던 계란값이 올해에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0개들이 계란 한 판의 가격이 3천원대를 유지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비싼 곳도 6천원대에 그치고 있다.

한 판 값이 1만원을 넘나들며 '금란'이라고 불렸던 작년 초에 비하면 최대 70%가량 하락한 것으로,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부담을 던 셈이다.

이런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산란계 농가의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계란 한 판의 가격은 평균 4천718원이다.

AI가 터진 작년 11월 5천800원대였던 계란값은 계속 떨어지다가 이달 초 5천1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8일부터는 4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매장에서는 계란 한 판이 3천530원에 팔리고 있다.

소매가는 물론 산지 가격도 하락했다. 특란 10개의 가격은 작년(1천795원)보다 45.8% 하락한 973원으로 산지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계란값 하락세는 예년과 비교할 때 다소 이례적이다.

AI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2003년 이후 피해 규모가 2번째로 컸던 2014년의 경우 발생 당일인 1월 16일 평균 4천600원 하던 계란 한 판 가격이 1주일 후 5천100원으로 올랐고, 이 가격이 한동안 유지됐다.

역대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던 2016년 11월부터 작년 4월에는 산란계 2천518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작년 11월 17일 AI 발생 이후 이달 현재 5개 시·도 13개 시·군에서 피해가 났다. 살처분된 가금류 마릿수는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 123개 농장 580만4천 마리로,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이런 데도 계란값이 떨어지는 것은 산란계 마릿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축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들여온 전국 곳곳의 병아리가 작년 말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면서 산란계 마릿수는 작년 1분기 5천160만8천 마리에서 4분기 7천271만 마리로 40.9%(2천110만2천 마리)나 증가했다.

AI 피해가 거의 없었던 2010년(6천169만1천 마리)에 비해도 17.9%(1천101만9천 마리)나 증가했다.

한 축산 전문가는 "살충제 사건으로 계란값이 폭락하는 악몽을 겪었지만 계란값이 1만원까지 비정상적으로 뛰었던 작년 AI 사태를 지켜본 농민들이 더 많은 병아리를 입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란용 노계를 계속 키우는 것도 계란값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도태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데다가 새로 알을 낳는 닭이 늘어나면서 계란 생산량은 작년보다 40% 이상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충북에서 산란계를 키우는 한 농장주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버티고 있지만 계란값이 메추리알보다 못한 게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당 소비자 가격이 70∼100원인 메추리알보다 계란이 비싸기는 하지만 사료비나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수지가 메추리알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계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 산란 노계를 도태시키면서 계란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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