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 없이 여자프로농구는 ‘우리은행 천하’를 눈앞에 뒀다. 아산 우리은행이 통합 6연패와 통산 10번째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놨다.
우리은행은 19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5전3승제) 2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63-50으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체력을 아낀 우리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세 경기를 치른 KB스타즈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우리은행은 KB스타즈와 리그 맞대결에서 3승4패로 열세를 보였다. 또 시즌 막판 훈련 중 무릎을 다친 데스티니 윌리엄스 대신 앰버 해리스를 긴급 수혈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우리은행 선수들은 단기전에서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 동안 통합 5연패를 이끈 주역 박혜진(28)과 임영희(38)가 중심을 잡고, 올 시즌 새로 합류한 ‘득점 기계’ 김정은(31)도 12년 묵은 우승 한을 풀기 위해 독기를 품었다. 시즌 개막 전 대체 선수로 합류한 나탈리 어천와(26)도 빠른 적응력을 앞세워 골 밑을 지켰다.
이날 박혜진(11점 7리바운드), 임영희(12점 6리바운드), 김정은(18점 5어시스트), 어천와(18점 13리바운드)는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며 ‘판타스틱 4’의 위용을 뽐냈다. 해리스가 2점 5리바운드에 그쳤지만 KB스타즈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
2쿼터 중반까지 접전이 펼쳐졌다. 29-29로 맞선 2쿼터 종료 3분30초 전부터 우리은행의 김정은과 박혜진이 연이어 3점포를 꽂았고, 다시 박혜진과 임영희가 2점씩 보태면서 순식간에 점수 차는 10점으로 벌어졌다.
KB스타즈는 후반 들어 모니크 커리가 공격을 주도하며 3쿼터 종료 3분30초를 남기고 3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3쿼터 전체 득점이 6점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던 우리은행은 그러나 고비에서 임영희와 김정은의 연속 득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4쿼터 시작하자마자 김정은의 3점포로 주도권을 잡은 우리은행은 종료 8분54초 전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의 테크니컬 파울로 인한 박혜진의 자유투를 포함해 5점을 더 뽑아내며 53-40까지 달아났다.
KB스타즈는 48-61로 뒤진 2분여를 남기고 심성영, 강아정이 3점슛으로 추격을 노렸지만 모두 빗나갔다. 커리가 16점, 박지수가 15점 8리바운드로 분투했을 뿐, 다른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3년 만에 진출한 챔피언결정전에서 벼랑 끝에 몰린 KB스타즈는 21일 안방인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전을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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