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연이은 성명발표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 중단과 국제사회의 완전한 대북제재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남북ㆍ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낸 한국 정부의 평화적 비핵화 노력에도 높은 관심을 표했다.
19일 아세안 사무국에 따르면 전날 아세안은 호주와 특별정상회의를 갖고 참가국 정상들이 10쪽 분량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반도 문제는 29개 항목 중 일곱 번째로 거론됐다.
각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에 따라 그 의무를 즉각적이고도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계획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거듭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아세안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각종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정상회의 중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남북ㆍ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에 고무됐다.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고 이 기간 추가 핵ㆍ미사일 실험 자제를 약속했다는 보도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아세안 차원의 높은 관심은 이보다 나흘 전인 지난 15일에도 표시됐다. 당시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가까운 장래에 열릴 남북ㆍ북미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뒤 ‘북미회담 성사’ 소식이 알려진(9일 오전ㆍ한국시간) 지 6일만이었다.
특히 외교장관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를 위한 각국의 외교전과 관련,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한국과 모든 관계 당사국들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주아세안 대표부 관계자는 “이례적인 외교장관 공동성명이고, 아세안 차원의 공동성명으로는 굉장히 신속하게 나온 시의 적절한 성명”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들이 다수 포함된 아세안은 지난해 2월과 3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6차 핵실험(9월) 등이 이어지자 대북 비판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 히데요시 니시무라 동아시아ㆍ아세안 경제연구소(ERIA) 소장은 “역내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필수적”이라며 “회원국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세안 사무국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과 EU, 미국, 일본에 이은 아세안의 5번째 상품교역국이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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