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터키 시리아 반군과 연합한 터키군이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군 점령지의 핵심 거점인 아프린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1월 20일 ‘올리브 가지’ 작전을 선포하고 시리아 북부에 개입한지 약 두 달 만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군과 친터키 반군 자유시리아군(FSA)이 쿠르드 병력인 인민수비대(YPG)가 장악하고 있던 아프린을 장악했다며 “수많은 테러리스트가 꼬리를 말고 도망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현지 상황을 취재하는 AFP통신 등 외신 기자들도 터키 측 병력이 아프린 도심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매체는 친터키 시리아 반군이 쿠르드의 전설적인 영웅 ‘카와’의 동상을 무너트리는 장면 등을 공개했다. 패전을 부정하고 있는 쿠르드 관계자 하디아 유세프는 AP통신에 “YPG는 도시를 떠나지 않았다”며 “학살을 막기 위해 민간인을 대피시켰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시리아 내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영국의 비정부기구 시리아인권감시단(SOHR)에 따르면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이어진 폭격 속에 이미 20만명이 근방의 시리아 정부군 장악 지역으로 도피했다. SOHR은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쿠르드군 1,500명, 친정부군 91명, 터키군 78명 그리고 민간인 289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터키 측은 쿠르드군 3500여명이 사망했으며 민간인 희생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린 지역을 장악한 쿠르드군은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이다. SDF는 동부 전선에서 이슬람국가(IS)와 치열하게 싸운 끝에 거점 도시 락까를 장악하기도 했다.
그러나 터키는 YPG가 자국 내 쿠르드 정치세력으로 테러 단체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지원을 받는 일파로 본다. 터키군은 시리아 내 쿠르드진영이 자치권을 얻을 경우 터키 내 쿠르드 독립 운동을 지원할 것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세력을 약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마찰 등을 각오하고 시리아 북부로 진군한 것이다. 러시아는 터키 공세가 격화하기 이전에 아프린에서 후퇴하고, 미국도 2월 16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당시 터키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사실상 아프린 공세를 눈 감아 줬다.
영국 BBC방송 등은 아프린 공세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터키군이 미국과의 추가 마찰을 각오하고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쿠르드 점령 지역까지 진입해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러나 외신들은 내전 기간에도 비교적 전쟁의 영향권 밖에 있었던 아프린이 이미 이번 전투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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