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독극물 공격 사건을 높고 영국과 러시아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타스ㆍ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외무부로 로리 브리스토 영국 대사를 불러 맞제재 조치를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후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 2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1992년부터 운영되어 온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영국 총영사관 폐쇄, 러시아에 있는 영국문화원 활동 중단 조치도 단행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이 추가로 나올 경우 러시아는 다른 대응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영국 측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앞서 14일 독극물 공격 사건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에 대해 추방명령을 내리고 경제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영국은 러시아 압박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최소한 유럽의회 차원의 대러 비판 공동성명, 혹은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국은 이미 가시 돋친 말싸움도 벌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주 의회에서 이번 사건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비판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이번 사건은 크렘린의 푸틴 대통령 결정으로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존슨 장관의 언급은) 충격적이고 용서할 수 없다. 외교 관례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는 등 강하게 반박했다. 존슨 장관은 지난 해 4월에도 시리아 내전 개입을 이유로 주요 7개국(G7)에게 대 러시아 제재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체코 정부는 이중스파이 독극물 공격에 사용된 신경안정제 ‘노비촉’이 체코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러시아 측 주장을 부인했다. 17일 마르틴 스토로프니츠키 체코 외무장관은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국영방송 로시야24에 출연해 노비촉이 애초 영국에 있었거나 미국과 슬로바키아, 스웨덴, 체코에서 유입됐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트위터를 통해 “신경작용제 출처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공개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추측성 메시지를 던져놓아 정보를 조작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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