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씽씽 갈매기 타고~ 독도를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해야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씽씽 갈매기 타고~ 독도를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해야죠”

입력
2018.03.18 15:45
22면
0 0

출판사 연두세상 조건희 이사

“역사적 사실도 중요하지만

어린이 눈높이 맞춰 재미있게”

4년 전 日 독도 그림책 접한 뒤

최근 ‘보물섬 독도네 가족들’ 펴내

캐릭터 위주로 이야기 전개

'보물섬 독도네 가족들'에서 별이가 씽씽갈매기를 타고 독도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역사적 사실 대신 보물찾기를 테마로 삼았다. 연두세상 제공
'보물섬 독도네 가족들'에서 별이가 씽씽갈매기를 타고 독도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역사적 사실 대신 보물찾기를 테마로 삼았다. 연두세상 제공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겐 ‘역사적 사실’보다 ‘재미’가 더 우선이거든요. 독도에 대해 가르친다기보다 독도를 배경으로 그냥 신나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여줘서 아이들이 독도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 그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18일 ‘보물섬 독도네 가족들’을 시작으로 10권의 독도 그림동화책을 내놓을 출판사 연두세상 조건희 이사의 설명이다.

독도 그림동화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2014년 ‘메치가 있던 섬(メチのいた島)’ 파문이다. 일본의 전직 초등학교 교사가 만든 이 그림책은 바다사자의 일종인 강치(‘메치’는 일본 서부의 지역 방언)와 아이들이 함께 헤엄치며 재미있게 놀았던 옛 시절에 대해 묘사한 뒤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다케시마가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넣었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이 그림책을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라고 거들기도 했다.

이 그림책은 우리측의 즉각적인 반발을 낳았다. 20세기 초 독도에 살았던 강치는 4만 여 마리 정도로 추산되는데, 일본인들이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잡아들이면서 멸종됐다. 이 때문에 강치의 박제는 일본에 여러 개 남아 있지만, 한국엔 관련 자료가 없다. 그런데 이 그림동화책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건드렸을 뿐 아니라, 일본인은 강치와 놀았는데 한국인은 강치를 멸종시킨 것처럼 묘사해버렸다.

문제는 마땅한 반격 카드가 없다는 데 있다. 조 이사는 “얄밉기는 하지만 ‘메치가 있던 섬’이란 책 자체는 아이들 눈높이에서는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우리 독도 관련 책들을 조사해봤더니 역사적 지식 면에서는 훌륭한 책들이 많았는데, 아이들 눈높이에게 재미있게 접근한 책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만화책도 캐릭터 위주 작업을 했다. 독도의 서도와 동도를 할아버지ㆍ할머니로 그렸다. 독도 주변의 파도, 독도에 있는 사철나무, 빨간 우체통 등을 부모나 친척으로 설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10가지 독도 캐릭터가 ‘씽씽 갈매기’를 타고 독도로 날아온 별이와 함께 놀면서 보물을 찾는다는 설정이다.

1권이 별이와 서도ㆍ동도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첫만남이라면, 2권부터는 본격적인 보물찾기 과정이 그려진다. 조 이사는 “독도 고유의 자연환경, 생태 같은 걸 다룰 뿐 아니라 시야를 더 넓혀 동해 전반에 대한 재미있는 모험담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어려워할 만한 역사적 사실이나 용어들 같은 것들은 최대한 제외할 예정이다.

다행인 건 관계 기관들의 적극적인 도움이었다. 조 이사는 “저희가 기획안을 보여주자 독도재단 같은 민간 단체가 적극적으로 환영한 것은 물론이고, 정부 관련 기관에서도 재미있는 시도라는 격려를 많이 받았다”면서 “궁극적으로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0개의 캐릭터를 집어넣고 모험담으로 스토리를 짠 것 자체가 애니메이션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미 ‘용감한 소방차 레이’를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본 경험도 도움이 됐다.

“영유권 문제 때문에 독도라고 하면 아이들도 뭔가 비장하고 심각하고 어렵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그래서는 아이들이 부담감을 느끼거든요. 그런 문제는 일단 뒤로 젖혀놓고, 우리 아이들은 독도가 늘 우리와 함께 해왔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