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노동자 비율 OECD 3위
직장당 평균 재직기간 6년 안돼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중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네 명 중 한 명꼴이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한 직장에 다니는 평균 재직기간도 6년이 안 돼, 회원국 중 가장 짧았다.
18일 OECD의 ‘사람과 일자리의 연계: 한국의 더 나은 사회 및 고용보장을 향하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노동자 중 중위임금(노동자의 임금을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 값)의 3분의 2 미만(2015년 160만6,000원)을 버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3.7%였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지표 비교가 가능한 26개국 중 미국(25.0%) 아일랜드(24.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6.6%였다.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벨기에(3.4%)였고, 이탈리아(7.6%) 핀란드(7.8%) 덴마크(8.2%) 등은 한 자릿수였다.
노동자 간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소득 10분위 배율도 OECD 3위였다. 소득 최상위 10% 소득을 최하위 10% 소득으로 나눈 소득 10분위 배율은 4.8배로, 미국(5.0배)과 이스라엘(4.9배)의 뒤를 이었다. OECD 평균은 3.4배였다.
고용 안전성을 보여주는 직장당 평균 재직기간은 5.8년으로, OECD 평균 9.7년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었다. 평균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30.9%(OECD 평균 17.6%)에 달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노동자들의 재직기간은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인 이하 소기업의 경우 평균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가 50.7%였다. 소기업 노동자 절반 이상이 한 직장에 1년도 다니지 못하는 셈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는 12.0%만 1년 안에 직장을 떠났다.
보고서는 “고령 노동자 중 자영업과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경우 평균 재직기간도 매우 짧다”고 지적했다. OECD는 이 같은 한국의 노동시장 특성이 대부분의 회원국들과 구분되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어 저임금, 임금 불평등, 짧은 재직기간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보험, 근로장려세제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을 두텁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건강이 악화된 노동자들을 위한 혜택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독립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법적으로 유급 병가를 주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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