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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스티븐 호킹의 '촌철살인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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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스티븐 호킹의 '촌철살인 어록'

입력
2018.03.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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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14일 우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14일 우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 로이터 연합뉴스

누구보다 드라마틱했던 삶을 14일 마감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문제의 핵심을 명확히 드러내는 명언을 여럿 남긴 달변가이기도 하다.

과학의 영역을 넘어 인생 전체를 꿰뚫은 그의 통찰력은 평생을 연구한 블랙홀처럼 지구촌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빨아들였다.

호킹 박사가 2012년 8월 영국 런던 장애인올림픽 개막식에서 음성 합성장치를 통해 전한 “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 당신의 발만 쳐다보지 말고”란 메시지는 최고의 어록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이 개막식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이해하려 노력하고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지 궁금해하라”며 과학에 관심을 갖도록 호소했다.

천체물리학자인 호킹 박사는 자신의 우주관을 선배 물리학자의 명언을 비틀어 재치 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신은 가끔 주사위를 안 보이는 곳으로 던진다"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는 “신이 존재할지 모르지만 과학은 창조주 도움 없이도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면서 과학의 가능성을 믿었다.

영국의 세계적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딸 루시와 함께 2008년 4월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에서 '왜 우리는 우주로 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영국의 세계적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딸 루시와 함께 2008년 4월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에서 '왜 우리는 우주로 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20세기 최고 지성으로 꼽히는 그가 지능에 대해 남긴 어록도 끊임없이 회자한다. 지능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으로 본 그는 “아이큐를 뽐내는 이들은 모두 루저"라고 비판했다.

”움직일 수 없어도 마음속에서 나는 자유롭다" “인생은 웃기지 않으면 비극" "장애가 있어도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라” 같은 말은 지금도 깊은 울림을 일으킨다.

1994년 브리티시텔레콤 광고에 출연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대화로 인해 일어났고 최대 실패는 대화하지 않아 일어났다”고 한 호킹 박사의 말에 감동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핑크 플로이드가 ‘킵 토킹’이란 곡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노르웨이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강연 중 “지구에 살 수 없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 3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 호킹 박사는 먼저 우주로 떠났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여행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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