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학교 총기 참사에 분노한 고등학생들이 직접 나서 강력한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동맹휴업(Walkout)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펼쳐졌다.
지난달 14일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의 생명을 앗아간 총격 참사 이후 한 달을 맞아 총기 규제 목소리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각 지역에서 오전 10시에 맞춰 수천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행진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플로리다 참사에서 희생된 17명을 기리기 위해 학생들은 최소 17분 이상 교실 밖으로 나와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을 했다.
이날 동맹휴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요구는 세 가지였다.
첫째 모든 공격용 무기의 판매 금지, 둘째 총기 판매에 앞서 전반적인 구매자 전력 조회의 제도화, 세째 폭력성을 보인 총기 소지자에 대해 법원이 총기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총기 폭력 규제법안 마련이다.
CNN 방송은 “고교생들의 전국적인 동맹휴업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보도했다.
총격 참사가 발생한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 재학생인 샘 제이프는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란 걸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백악관 앞을 메운 학생들은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역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백악관은 이날 하원에서 ‘학교폭력방지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1년이나 늦었고 아직 상원 통과가 남았다. 내용 역시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예방하는 교내 안전 대책 수준이라 학생들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
사상 초유로 미 전역의 고교생들이 동맹휴업을 하며 거리로 나와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외쳤다. 이제 미국의 기성세대가 올바른 해답을 내놓을 차례이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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