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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유럽 SUV의 또 다른 길을 보여주는 푸조 3008 GT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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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유럽 SUV의 또 다른 길을 보여주는 푸조 3008 GT라인

입력
2018.03.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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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08 GT라인은 독일이 아닌 '또 다른 유럽의 SUV'의 가치를 알린다.
푸조 3008 GT라인은 독일이 아닌 '또 다른 유럽의 SUV'의 가치를 알린다.

푸조의 최신 감각과 노하우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이 담긴 컴팩트 SUV, 푸조 3008 GT라인을 만났다. 사실 기자 개인적으로는 푸조 3008 GT라인을 자주 만났고, 만날 때마다 차량이 가진 매력에 만족스러운 기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독일'로 대표되는 기존의 정형화된 독일 방식의 길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의 길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그렇다. 푸조 3008 GT라인은 이 차량이 태어난 그곳, 프랑스의 감성과 프랑스의 방식으로 유럽과 글로벌 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담겨 있다.

과연 푸조는 3008 GT라인과 3008로 어떤 모습과 길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3008 GTLine Test (5)
3008 GTLine Test (5)

돌이켜 보면 푸조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선봉과 같은 존재였다.

실제 혼다 시빅과 함께 푸조 20X 및 30X 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이나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으로 혼다 시빅이나 푸조의 컴팩트 해치백들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된 계기도 당시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독일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두 브랜드의 엔트리 라인업을 맛본 것은 자동차 기자가 된 지금 돌이켜 보더라도 참으로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2017년, 푸조는 연이어 푸조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3008 및 5008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고 해외에서 그랬던 것처럼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푸조 판매의 주역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시장은 독일차 우선 주의의 시장이 되었고, 그런 견고한 틀을 깨기엔 푸조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은 상태였다.

3008 GTLine Test (6)
3008 GTLine Test (6)

새로운 푸조는 가장 먼저 '마니악한 디자인의 정제'를 선보였다. 실제 푸조 3008은 지나칠 정도로 찢겨있는 헤드라이트와 과장된 프론트 엔드를 버리고 깔끔한 구성을 적용했다. 물론 날카로운 실루엣의 헤드라이트와 상체를 일으켜 두 앞다리를 치켜 세운 엠블럼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디자인은 그 동안 마니악해진 디자인으로 소비자들과 거리가 멀었던 푸조에게 새로운 반전의 기회가 되었고 지금의 푸조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는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이다.

3008 GTLine Test (7)
3008 GTLine Test (7)

변화 속에서도 푸조의 매력을 지키다

마니악한 디자인을 버리고 보편적 디자인을 택했다는 것은 어쩌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아쉬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특히 프랑스의 감성이라는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프랑스의 국민적인 브랜드 푸조에게는 더욱 큰 아쉬움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푸조는 푸조 고유의 감성을 기지켜 했다는 것이다. 외형에서는 새로운 그리고 푸조의 감성이라 합당히 느껴지는 시그니처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실내 공간에서는 꾸준히 쌓아 올린 디자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i-콕핏이라는 공간을 구현했기 떄문이다.

실제 i-콕핏의 경우에는 2세대 3008에서 만개한 디자인인데 초대 3008의 실내 공간에서는 i-콕핏으로 향하고 있는 푸조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3008 GTLine Test (11)
3008 GTLine Test (11)

드라이빙도 마찬가지다

유럽 브랜드들이 디젤 게이트의 공포와 루머 속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푸조는 당당히 디젤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꾸리며 신차를 선보였다. 물론 가솔린 엔진인 퓨어텍 엔진도 꾸준히 생산되었지만 시장에서는 역시 디젤 파워트레인이 주류를 이뤘다. 물론 이 이면에는 타 브랜들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SCR 시스템을 탑재한 선택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파워트레인을 꾸준히 이어가며 주행 감성도 꾸준한 승계를 이뤄내고 있다. 최근 렉서스나 BMW 등이 드라이빙의 감성이 많이 변했다며 아쉬운 소리를 듣고 있는 상태인데 푸조는 여전히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어딘가 끈적이는 듯한 움직임으로 특유의 재미를 선사한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끈적함과 경쾌함이 공존하는 그 감성을 쉽게 풀지 못하는 점은 참 아쉬울 따름이다.

푸조 3008 GT라인으로 속도를 높이고, 또 코너를 파고들 때 차량의 상체는 원심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하체는 여유롭다. 차가운 날씨로 인해 타이어가 원래의 그립력을 과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하체는 능숙하게 노면을 잡아준다.

푸조가 낯선이라면 이 즈음 불안감이 맴돈다. 하지만 익숙한 이라면 여기서 더 파고들 수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렇게 조금 더 파고들면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상황에서는 끈적이는 액체가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듯한 감성을 전하며 다음 코너를 준비하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주행의 배경에는 튼실한 차체와 출력을 언제라도 제압할 수 있는 브레이크 성능이 뒷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도 있다.

다시 실내를 보자

푸조 3008 GT라인의 실내 디자인은 어쩌면 SUV보다는 세련된 스포츠 쿠페나 4도어 세단에 어울릴 모습이다. 말이 나온 김에 푸조가 제네바에서 공개한 중형 세단 508의 실내 공간은 푸조의 이러한 i-콕핏에 세단의 여유까지 더한 매력을 과시했다.

솔직히 SUV를 선호하지 않는 입장에서도 3008 GT라인에 호감을 가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인 이 실내 공간이 어서 푸조의 다른 차량에도 빨리 적용되고, 특히 기자가 참으로 좋아하는 308 역시 빨리 풀 체인지를 통해 푸조의 이러한 기조를 완벽히 구현해주길 바란다.

참고로 3008 GT라인의 대시보드와 시트, 도어 트림에는 직물 소재가 가죽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관리의 어려움이야 있겠다만 정말 이 디자인과 패턴을 구성한 디자이너에게 개인적으로 상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을 정도로 매력을 느꼈다.

참고로 운전을 하고 또 알리는 입장에서도 3008 GT라인이 참 편하다.

헤드 업 클러스터가 그러한 예의 좋은 표본이다.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은 크로스 스티어링이나 논 크로스 스티어링 등 많은 조향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에게 손쉬운 조작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러한 스티어링 뒤가 아닌, 위쪽으로 자리한 헤드 업 클러스터는 운전자가 주행 중 불필요한 시야의 상하 움직임을 최소로 줄이면서도 주행 정보를 살필 수 있는 도우미가 된다.

다만 RPM이 자꾸 반대 방향으로 오르는 건 적응이 필요하다.

전륜구동 그리고 그립 컨트롤

푸조 3008 GT라인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니 푸조 SUV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AWD 차량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시승한 3008 GT라인도 그렇고, 이 위로 존재하는 3008 GT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들에게 대안책이 존재하긴 한다. 바로 노면에 따른 차량 컨트롤 시스템인 그립 컨트롤이 바로 그것이다.

그립 컨트롤 덕분에 3008 GT라인은 전륜구동으로서는 꽤나 준수한 험로 주행 성능을 갖췄으며 눈길에서도 겨울용 타이어가 아닐 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나 안정감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주 뛰어난 AWD 시스템과 직접적인 비교를 한건 불공정한 일이다.

다만 이런 시스템을 체험할 수록 WRC에서 그렇게 풍부한 경험을 쌓았음에도 왜 AWD 모델을 생산하지 않는지는 의문이다.

 

이 상황에서 떠오르는 건 왠지 티구안이다.

솔직히 말해 티구안은 푸조 3008 시리즈의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비슷한 구성을 가진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해 독일을 찾아 이 티구안을 이미 경험했고, 그 경쟁력을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은 아주 당연히 그리고 독일차기에 티구안의 손을 들어줄 것 같지만 기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8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욕심이다.

솔직히 말해 티구안이 더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더 뛰어난 험로 주행 성능 등을 갖췄고 또 독일 브랜드라는 브랜드 파워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앞서 설명한 3008과 푸조의 매력도 분명 존재하고 개인적으로 그 매력이 조금 더 구매욕을 당기는 요소인 것이다.

물론 절대 티구안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푸조는 폭스바겐가 다르다. 그리고 3008도 티구안과 다르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절대 푸조가 틀린 것도, 그리고 3008이 틀린 것도 아니다. 다만 다를 뿐이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푸조가 이러한 다름을 제대로 인지시키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3008을 더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푸조를 타본다면 왜 다른지, 그리고 그 다른 것이 분명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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