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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간첩 독살시도 놓고 영러 말싸움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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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간첩 독살시도 놓고 영러 말싸움 위험수위

입력
2018.03.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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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욱스브리지=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욱스브리지=AP 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발생한 영국 솔즈베리 이중간첩 독극물 공격 사건을 놓고 영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러시아가 이를 ‘외교결례’라고 반박하는 등 양국간 말싸움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 솔즈베리 이중간첩 신경작용제독살을 명령했을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에 망명한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 딸 율리아에 대한 독극물 공격 배후가 크렘린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는데, 존슨 장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그는 “우리가 대적하고 있는 것은 푸틴의 크렘린, 그리고 그의 결정”이라며 “신경작용제를 영국 땅에서, 유럽의 거리에서,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사용하도록 명령한 것은 푸틴일 가능성이 다른 것을 다 무너뜨릴 만큼 압도적으로 높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을 거명한 영국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타스 통신에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을 인용하거나 거명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용서할 수 없는 외교적 예의 규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다양한 급에서 여러 차례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밝혔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스크리팔은 이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중태다. 영국 당국은 스크리팔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점을 근거로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의 추방을 결정하는 등 대러 제재를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율리야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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