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6일이나 일찍 시작
5월 하순부터 이른 더위 전망
유독 한파가 길었던 이번 겨울, 봄 또한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역시 빨리 시작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 시작일은 서울 기준 3월 6일이다. 봄 시작일은 하루 평균기온(9일 이동평균값)이 5도 이상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이다. 지난해(3월12일)보다 무려 6일이나 빨리 봄이 온 것이다.
봄은 갈수록 빨리 오고 있다. 기상청이 1974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43개 지점 일평균 기온을 토대로 봄 시작일을 분석 한 결과 10년마다 2.6일씩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단위로 본 서울 기준 봄이 시작하는 날짜를 봐도 추세는 비슷하다. 1961~1970년 봄 시작일은 3월26일이었으나 1981~1990년은 3월14일, 2001~2010년은 3월12일이었다. 2011~2017년은 3월14일로 다시 늦어졌지만 계절 시작일은 원래 10년 기간으로 구하는 것을 감안하면 2010년대 봄 시작일이 늦어질 거라 단정하긴 어렵다.
봄이 빨라지는 건 지구 온난화 영향이 크다. 부경운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 기상연구관은 “지난 100년간 한반도 기온은 1.7도 올랐다. 5도 이상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짜는 당연히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겨울철 한파가 없는 건 아니다. 역설적으로 온난화는 겨울철 한파도 부른다. 우리나라 올해 겨울 역시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주변에 흐르면서 한기를 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편서풍인 제트기류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이 틈을 타 차가운 공기가 밀려왔다.
지리산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이 확인된 게 지난 1일로 지난해보다 23일이나 늦어질 정도로 한파가 지속됐지만 갑작스런 기온 상승으로 봄 또한 빨리 왔다. 3월 들어 태양고도가 높아지면서 지면이 따뜻해지고 남서풍이 불면서 2일 하루 평균 기온이 영하 0.7도에서 3일에는 7.9도로 크게 뛰었다.
봄 지속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서울 기준으로 1991~2000년 86일이던 봄은 2001~2010년은 76일, 그리고 2011~2017년은 68일로 줄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봄도 짧아지면서 여름이 빨리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5월에는 맑고 건조한 날이 지속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보돼 이른 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뒤 떨어지지 않는 여름 시작일이 5월20일이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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