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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백악관에 물어보라” 두 손 놓은 미 국무ㆍ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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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백악관에 물어보라” 두 손 놓은 미 국무ㆍ국방부

입력
2018.03.16 1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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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경질 등 인사태풍 조짐에

회담 연기론ㆍ주한미군 철수 논란 등

주요 현안 적극적 답변 대신 눈치만

트럼프 신임 받는 포팅어 보좌관

북미회담 준비 핵심 인물 급부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내정자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내정자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렉스 틸러슨 국무부장관을 전격 경질하는 등 외교ㆍ안보라인 쇄신에 나서면서 국무부와 국방부 등 외교 안보부처들이 ‘복지부동’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연기론, 주한미군 철수 논란 등이 언론에서 흘러 나와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대신 백악관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ㆍ안보 주무부처가 손을 놓으면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매튜 포팅어 선임보좌관의 한미, 북미관계에서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라크전 참전 당시 포팅어 보좌관 사연을 다룬 미국 잡지 기사. 밀튼매거진
이라크전 참전 당시 포팅어 보좌관 사연을 다룬 미국 잡지 기사. 밀튼매거진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주한미군 철수를 한국과의 통상 협상카드로 활용할 뜻을 시사한 직후, 한국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이 진의 파악에 나섰으나 미 국무부와 국방부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백악관 답변을 참고하라”고 했고, 국방부도 백악관에 미루면서 “한미관계는 좋다”는 말만 끼워 넣었다. 틸러슨 장관 경질에 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설 등 인사태풍이 몰아칠 기미가 보이자 입을 꾹 닫은 것이다.

이런 복지부동 현상은 실세인 마이크 폼페이오 내정자가 국무장관에 오른 뒤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 총애로 국무부 동아시아 정책 실무책임자로 지명된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내정자의 자리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의 국무부에서 중국 정책을 맡았던 손턴 차관보 내정자는 공화당 주류로부터 친중 성향이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 2월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인준절차가 지연되는 것도 이런 정서와 무관치 않다. 워싱턴포스트도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를 접수하면 손턴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매튜 포팅어(왼쪽) 보좌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매튜 포팅어(왼쪽) 보좌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무ㆍ국방부 분위기가 흉흉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신임을 배경으로 포팅어(44) 선임보좌관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폼페이오 내정자가 이끄는 CIA 진용의 도움을 받아 포팅어 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출신이면서 해병대 장교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이색 경력의 포팅어 보좌관은 외교ㆍ안보전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거의 일치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베이징(北京) 특파원을 지내다가 2005년 돌연 해병대 장교로 변신해 무공훈장까지 받았는데, 실전 경험을 통해 미국의 외교ㆍ안보정책이 근본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게 됐다. 5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2010년 대위로 예편한 뒤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미국 정보기관의 일대 혁신을 촉구하는 ‘아프간에 맞는 정보체계 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포팅어 보좌관은 러시아 스캔들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천거로 백악관에 합류했는데, 역시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포팅어 보좌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교관들에게 과거 미국과 북한과 회담이 실패한 이유를 길게 설명했다고 보도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그를 꼽았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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