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미국의 최대 적국인 이란을 향한 미국 및 동맹국의 압박이 가속화하고 있다. 5월 예정된 ‘이란 핵협정’ 재협상을 앞두고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가 번갈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이란의 이라크 총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중동지역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매티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란이 자금을 동원해 5월 치러지는 이라크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걱정스러운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그들이 선거에 영향을 줄 일을 하는 것을 알며, 우리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도 별도의 성명을 발표, 이란의 인권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국무부는 유엔이 내놓은 인권관련 보고서와 언론 보도를 인용, 이란 곳곳에서 고문과 자의적 구금, 여행 금지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 정부는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 국제사회 의무를 다하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보다 직접적으로 이란 핵협정을 겨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이란 핵협정 탈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핵 협정 폐기가 임박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내게 상당한 변화가 없다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모함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함메드 왕세자는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어떤 핵폭탄도 획득하기를 원치 않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의심할 바 없이 우리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함메드 왕세자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아돌프 히틀러와 비교하며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 나치가 그랬던 것처럼 이란이 중동 지역을 휩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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