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기관ㆍ해커 등 19명 제재
미국 내 자산 동결ㆍ기업 거래 금지
“英 이중스파이 독살, 러 책임”
트럼프, 英ㆍ獨ㆍ佛 정상과 공동성명
미국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 이중 스파이 화학무기 독살 사건과 관련해 영국 정부와 함께 러시아를 비난하는 공동성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제재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강경 노선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가 지난 대선에서 사이버 공격 등 선거 개입에 나섰다는 혐의로, 러시아 연방정보기관 FSB를 비롯한 5개 기관과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해커 등 19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 제재로 러시아 개인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기업들의 러시아와의 거래도 금지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정부는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 시도를 포함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과 중요 기반시설 침입 등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제재 조치와 관련해 “미국 의회가 제시한 데드라인을 넘겨 지연되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해서 취한 가장 강력한 조치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살해 시도 사건에 대해 영국, 프랑스, 독일과 공동성명을 발표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공동성명에서 정상들은 러시아의 책임론을 분명히 명기하며,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지만 공동 대응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해 러시아의 무기 판매와 에너지 수출, 인권 유린 등을 타깃 삼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을 타깃으로 한 패키지 제재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진척되지 않았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를 단죄하기 위한 이번 조치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고위관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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