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 화물칸 문짝 부서지며 활주로에 떨어져
금액만 4,100억 원 상당… 주민들 눈밭 뒤지기도
하늘에서 갑자기 금괴가 쏟아진다면? 날벼락이 아닌 돈벼락이라고 반가워 할지 모르겠다.
러시아의 한 공항에서 다량의 금괴를 싣고 이륙하던 수송기에서 일부 금괴가 활주로로 쏟아져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야쿠티야 자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 공항에서 금괴를 싣고 이륙한 수송기의 화물칸 문짝이 부서지면서, 안에 실려 있던 금괴들 가운데 일부가 공중에서 지상으로 떨어졌다.
안토노프(An)-12로 알려진 이 수송기는 극동 추코트카 자치구의 금광 ‘쿠폴’에서 시베리아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로 9.3t 분량의 금괴를 싣고 이동하던 중 중간 급유를 위해 내렸던 야쿠츠크 공항에서 재이륙하다 사고가 났다.
현지 언론은 이날 수송한 전체 금괴 시세가 약 220억 루블에 달한다고 전했다. 우리 돈으로 약 4,100억 원 상당의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수송기가 이륙 후 고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화물이 움직이면서 화물칸 문짝이 손상을 입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은 애초 화물을 잘못 고정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공항 당국은 출발 전 점검에서 수송기에 기술적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경찰은 곧바로 야쿠츠크 공항 주변을 포위하고 출입을 통제한 뒤 금괴 수거에 나서 모든 화물을 무사히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소식을 들은 일부 현지 주민들은 금괴를 찾으려고 공항 주변으로 몰려들어 눈밭을 뒤지는 장면이 한동안 포착되기도 했다.
이륙했던 수송기는 사고 후 야쿠츠크 인근 마간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화물기에 탑승했던 7명의 승무원과 2명의 금광회사 관계자 등은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폴 금광은 캐나다의 세계적 금광회사 '킨로스 골드'(Kinross Gold) 자회사가 운용하고 있으며 이날 사고를 당한 금괴도 이 자회사 소유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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