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이 실현 가능한 자구계획안을 제시할 경우 뉴머니(New Moneyㆍ신규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나아가 산은의 뉴머니 지원 방식이 유상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드머니(Old Moneyㆍ한국GM의 본사 차입금)는 GM이 전부 출자 전환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고 우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며 “뉴머니에 한해 GM이 현실성 있는 자구안을 제출한다면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GM본사가 한국GM에 28억달러(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회장은 GM본사의 뉴머니 투입 방식에 대해 “론(Loanㆍ대출)으로 할지 에쿼티(Equityㆍ출자)로 할지는 GM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에쿼티로 할 것 같다”면서 “우리도 똑같은 조건으로 들어갈 의사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산은이 한국GM 지분율(17%)에 맞춰 5,000억원 규모(3조원×17%)의 유상증자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 회장은 “맞는 계산”이라고 답했다. 신규 투자에 지분만큼 동참해달라는 GM의 요청을 산은이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전날 한국GM 실사에 착수했지만 ‘자료를 성실하게 제공하겠다’는 GM 측 약속 등을 담기로 한 확약서는 아직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확약서는 GM이나 산은 어느 한 쪽 입장대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제3자가 봐도 공정해야 한다”며 “지금 협의를 통해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국GM에 신차가 배정될 가능성에 대해 “배리 앵글 GM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내게 구두로는 100%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문서상에는 ‘만약(If)’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GM의 국내 잔류 의지에 대해 “속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산은이 한국GM에 대해 확보한) 17% 지분과 3명의 사외이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생산적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앵글 사장을 만나서도 여러 요구를 했다”며 “앵글 사장이 ‘굿 코리안 시티즌(Good Korean Citizenㆍ좋은 한국 시민)’이 되겠다는 얘기를 한다”고도 전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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