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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가 은퇴를 준비하는 법, 김주성의 마지막은

입력
2018.03.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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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김주성/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레전드’는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도 ‘레전드’였다.

프로농구 원주 DB에서만 2002년 입단부터 올해까지 16시즌을 보낸 ‘원클럽 맨’ 김주성(39)은 농구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로 손꼽힌다. 한국농구연맹(KBL) 10개 구단의 감독, 코치, 선수 등 많은 농구계 인사들이 “김주성 만한 선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주성이 칭송 받는 이유는 실력 외에도, 은퇴 전과 후를 모두 고려한다는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의 남다른 ‘후배 사랑’으로도 알 수 있다.

블록 슛(1037개)부문에서 불멸의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주성은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을 후배들을 위해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 시즌에는 앞으로 자신의 포워드 자리를 메워줄 서민수(25)와 1대 1 과외를 했다. 야간 훈련도 불사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그 동안 DB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스위치 맨투맨 디펜스를 주 전술로 삼았다. 식스맨이었던 서민수는 덕분에 이번 시즌 가파르게 성장했다.

정규리그 중에는 주전 자리를 내주고 식스맨으로 뛰었다. 베테랑 김주성이 벤치로 물러나면서 자연스레 후배 선수들이 기회를 잡았다. 그 덕분에 톡톡히 빛을 본 선수가 바로 두경민(27)이다. 그는 2013-2014시즌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DB에 입단했다. 촉망 받는 신인이었지만 이후 4시즌 동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5년 차를 맞은 2017-2018시즌에는 이상범 감독과 선배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에이스로 거듭났다. 매 경기에서 맹활약해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주성도 후배들을 지원하며 6번째 선수로 코트와 벤치를 바쁘게 오갔다.

DB 김주성이 14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식스맨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KBL 제공.

김주성은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식스맨상을 받았다. 그 동안 많은 상을 받아 왔지만 식스맨상 수상은 처음이다. 이 상은 후배들을 향한 배려 넘치는 김주성의 면모를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또 그의 현역 마지막 시상식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농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식스맨으로 뛴 이번 시즌은 김주성이 향후 지도자의 길을 걷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시상식 후 “식스맨의 어려움을 알았다. 목표인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큰 보탬이 되는 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 간 전성기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6번째 선수의 고충을 몸소 겪었다. 그는 “벤치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경기에 나가야 하니 몸이 잘 안 풀린다. 벤치에 앉아서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잘 안 된다. 분명히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잘 안 된다. 나조차도 들어가면 플레이가 많이 위축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1년 반짝 하고 (이 상을) 받아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은퇴해도 KBL에서 식스맨으로 뛰는 선수들이 반드시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날 정규리그 MVP를 받은 두경민과 기량발전상을 받은 김태홍은 수상 소감에서 “(김)주성이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김주성은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미국 또는 유럽 프로리그 연수를 통해 어학 연수와 농구를 공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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