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ㆍ18 보고서 국가기록원 등재추진
16일까지 전남ㆍ광주 방문
15일 전남을 방문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남기 농민 유족 면담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보성에서 사는 유족들은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이 청장의 뒤늦은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전남경찰청 방문에 앞서 낮 12시 20분쯤 백남기 농민 유족 집을 방문했으나 백 농민의 부인을 만나지 못하고 20여분 만에 되돌아갔다. 백 농민의 부인은 이 청장측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했고, 이 청장이 방문한다고 하자 집을 떠나 만남이 무산됐다.
이날 이 청장은 집에 있던 백 농민의 아들과 권용식 보성농민회장, 농민들로부터 부인의 뜻을 전해 듣고 자리를 떴다. 이 청장은 “부인이 아직 마음이 안 풀리신 것 같다”며 “광주ㆍ전남 방문 일정상 다시 찾아 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청장은 앞서 백남기 농민 1주기인 지난해 9월 25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백 농민과 가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5년 11월14일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졌고, 2016년 9월 25일 숨졌다. 이에 유족들은 장례식장 조문을 거부하고 사과하지 않았던 이 청장의 뒤늦은 사과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전남경찰청을 방문한 이 청장은 전남경찰청이 발간한 5ㆍ18 민주화운동 보고서에 대해 “국가기록원 등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전남경찰이 5ㆍ18 당시 경찰이 알려진 것과 다른 활동을 했다는 기록을 많이 밝혀낸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국가기록원과 협의해 국가적인 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최근 국가기록원에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로 협의를 마쳤으며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도 해당 보고서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어 이 청장은 이날 5ㆍ18 당시 시민에 대한 발포 명령을 거부했던 안병하 치안감 흉상에 헌화하고 기자 간담회, 전남청 현장 활력 토크 행사에 참석했다. 16일에는 광주 경찰추모관을 참배하고 광주청 협력단체 및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한 뒤 상경할 예정이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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