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여객 터미널 두고 입장차
공항공사 “2터미널 개장 했으니
여객분담률 변화 맞춰서 책정”
사업자들 “씀씀이 큰 고객 떠나
구매력 따라 임대료 낮춰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임대료를 놓고 공항공사와 면세점 업체가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에 따른 구역별 여객분담률 변화에 맞춰 임대료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면세점 사업자들은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이용객이 공항에서 더 돈을 많이 쓰는 만큼 이들 항공사가 떠난 터미널에 위치한 면세점 임대료는 더 낮춰야 한다고 맞선다.
15일 공사는 “지난해 기준 T1에서 T2로 이전하는 항공사의 국제선 출발여객 비율(27.9%)을 기준으로 우선 임대료를 감액하고 여객터미널 동편ㆍ중앙ㆍ서편ㆍ탑승동 4개 구역으로 나눠 6개월마다 여객분담률 변화에 따라 임대료를 재조정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임대료에서 우선 27.9%를 감액한 뒤 이보다 여객분담률 감소가 클 경우 추가 인하하고 더 작을 경우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자들은 항공사별 탑승객에 따라 구매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객단가(1인당 평균구매액)도 반영해 임대료를 조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공사 측은 “용역검토 결과, 객단가의 객관적 신뢰성이 낮고, 구매력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산출이 불가능해, 이를 임대료 조정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사업자도 이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면세점 사업자들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다.
또 “T2 개장 이후 실제 운영 결과 T1 면세점의 매출 감소율이 여객분담 감소율보다 훨씬 작았다”는 공사 주장에 대해 서편에 매장을 둔 면세점 사업자들은 “설 연휴 등 연초 성수기가 낀 1월 18일~2월 말 매출로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현재 서편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올 하반기 동편으로 이동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대한항공이 T1에서 T2로 이전하면서 빈 T1 동쪽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배치돼 매출 감소가 크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 탑승객보다 LCC 탑승객의 객단가가 낮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용객 수에 따른 임대료 조정은 면세점뿐만 아니라 다른 상업시설 업종에 공통 적용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라며 “실제 LCC가 배치된 동편 면세점 매출이 아시아나가 배치된 서편 면세점 매출보다 많았을 만큼 항공사별 이용자의 구매력이 서로 다르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공사는 이용객 구매력 차이를 반영한 임대료 조정은 없다면서도 사업자들과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측은 또 T1에서 담배와 주류를 제외한 사업권을 반납하고 철수하기로 한 롯데면세점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이르면 이달 말 착수할 계획이다. 후속 사업자 선정에는 해외 업체를 포함해 4, 5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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