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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매각 중단시킨 퀄컴은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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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매각 중단시킨 퀄컴은 어떤 회사

입력
2018.03.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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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합병(M&A)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퀄컴 홈페이지 캡처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합병(M&A)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퀄컴 홈페이지 캡처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 받았던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미국 퀄컴 인수가 무산됐다. 거래 규모가 1,460억달러(약 155조원)에 달하는 ‘빅 딜’이었지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동에 막혔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성명을 통해 “실망스러운 결과이지만 퀄컴 인수를 막는 미국 행정명령을 따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제안에 “국가 안보를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5세대(5G) 이동통신기술에 대한 퀄컴의 지배적 지위를 약화시켜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시장 지배를 허용할 수 있다”는 권고에 따른 조치였다. 브로드컴이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와 사업상 밀접한 관계란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특정 기업의 M&A 과정에 미 행정부가 이례적으로 개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퀄컴이 핵심 기술을 보유한 5G는 기존 4G에 비해 20배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와 10배 많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때문에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퀄컴의 매출은 170억6,300만 달러(약 18조1,720억원)였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4.1%의 점유율로 삼성전자(14.6%), 인텔(13.8%), SK하이닉스(6.3%),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5%)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지금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퀄컴은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어윈 제이콥스 교수가 6명의 동료들과 함께 문을 연 게 모체다. 장거리 트럭 수송 기업이 사용했던 위성 위치 및 메시지 서비스를 첫 작품으로 내놓은 퀄컴은 이후 디지털 라디오 통신용 특수 집적회로를 판매했다. 1990년대 이동통신 부문에 눈을 돌린 퀄컴은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기반의 휴대폰과 기지국 및 칩을 제조하면서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 아울러 무선 기술 개발과 관련 원천 특허 획득, CDMA형 주문형 반도체 확보에도 주력했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퀄컴의 한 해 특허 사용료 수입 규모는 79억 달러(약 8조원)에 달했다. 우리 기업도 한 해 평균 약 1조5,000억원을 퀄컴에 특허 사용료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퀄컴은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거래 업체에 무리한 특허 사용료를 강요했다는 이유로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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