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전북 현대 모터스/사진=K리그 제공
아시아 프로축구를 호령해온 맹주 K리그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 망신을 당했다. 막판 2연승으로 기사회생한 제주 유나이티드가 아니었으면 조별리그 전멸(FC서울ㆍ울산 현대ㆍ수원 삼성 탈락)의 성적표를 손에 쥘 뻔했다. 당시 조성환(48) 제주 감독은 "ACL에서 제주가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했지만 16강에서 만난 우라와 레즈(일본)에게 덜미를 잡히며 쓸쓸히 짐을 쌌다.
투자를 하지 않는 K리그가 아시아 무대에서마저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꾸준히 감소해온 투자에 비춰보면 그 동안 선전해온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위기의 K리그가 돌아온 강자 전북 현대와 함께 다시 비상하고 있다. 반환점을 돌고 있는 2018 ACL 조별리그에서 E조 전북은 14일 밤 16강을 조기 확정할 수 있던 텐진 취안젠(중국)과 원정 4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2-4로 패했지만 여전히 조 1위(3승 1패ㆍ승점 9)에 올라 유리한 고지를 놓치지 않았다. 텐진은 승점 7(2승 1무 1패)로 2위다.
H조의 수원도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이던 13일 상하이 선화(중국) 원정 경기에서 2-0의 완승을 거둬 청신호를 켰다. 4경기를 치른 수원(2승 1무 1패ㆍ승점 7)은 2승 2무로 승점 8을 챙긴 가시마 엔틀러스(일본)에 이은 조 2위에 올라있다. 3위 상하이 선화가 승점 3에 불과해 16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F조의 울산은 지난 13일 상하이 상강과 홈 3차전에서 0-1로 석패했으나 4경기 승점 5(1승 2무 1패ㆍ골득실 0)로 멜버른 빅토리(호주ㆍ1승 2무 1패ㆍ골득실 -2)에 골득실에서 앞선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멜버른과 치열한 2위 다툼이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던 G조의 제주는 끝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2연패를 당하면서 1승 3패로 처졌다. 조 최하위이지만 2,3위권의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세레소 오사카(일본)의 승점이 5여서 역전 가능성은 남겨뒀다.
K리그는 토너먼트가 16강 체제로 자리 잡은 2009년부터 최소 2개 팀 이상이 진출(2016년 2개, 2015년 4개, 2014년 3개, 2013년 2개, 2012년 2개, 2011년 3개, 2010년 4개, 2009년 3개)해오며 터줏대감임을 자처했다. 그것이 지난해 1개로 줄었다.
지난 3년간의 승률 추이를 보면 K리그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있음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다. 2014년 이후 K리그 팀들의 무승부를 뺀 합계 승률은 ‘0.687→0.588→0.474’로 급락하고 있다. 전체 성적표가 ‘11승 8무 5패(1위 1팀ㆍ2위 3팀)→10승 7무 7패(1위 2팀)→9승 5무 10패(2위 1팀)’로 내용과 질이 꾸준히 나빠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전체적으로 최악에 가까웠던 작년에 비해서는 전환점을 마련했지만 전북을 제외한 K리그 세 팀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준희(48) KBS 해설위원은 “일단 전북은 지난 시즌에 없었던 팀인데 작년보다 전력을 많이 강화시켜 출전했다”며 “수원도 더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유지할 수준은 돼 버틸 만하다. 수원이 속한 조는 중국 팀이 4개 조를 통틀어 제일 약하다는 측면도 작용했다. 울산과 제주는 사실 조 편성 자체가 어렵게 돼 고전이 예상됐다. 울산은 멤버 보강이 됐으나 지난 시즌 약점이던 부위들이 아직 명확하게 좋아진 인상은 아니다. 제주는 지난 시즌에 비하면 확연하게 전력이 하락했고 역시 고전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위원은 “냉정하게 수원ㆍ울산ㆍ제주는 더 지켜봐야 한다. 수비진이 큰일이기는 하나 작년보다 확실히 올라왔다고 할 수 있을 팀은 사실상 전북 하나”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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