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DB 김주성, 김승기 감독, 문경은 감독, 유재학 감독, 유도훈 감독, 추승균 감독(왼쪽부터) /사진=KBL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프로농구 '우승 후보'에 정규리그 1위 팀 원주 DB는 없었다. 각 팀들이 가장 경계하는 팀은 2위 서울 SK였다.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DB, SK, 전주 KCC,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KGC인삼공사, 인천 전자랜드 등 6개 팀의 수장과 대표 선수가 참석해 필승을 다짐하며 다양한 설전을 펼쳤다.
눈길을 끈 건 '우승 예상 팀'이다. 감독들은 '우승할 것 같은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자신의 팀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사실상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전력이 가장 강한 팀을 평가한다는 의미가 된다.
SK에 가장 많은 3표가 몰렸다. 유재학(55)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SK가 가장 가깝다"고 했고, 유도훈(51) 전자랜드 감독도 "정규리그 막판 분위기를 잘 이어간다면 SK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이상범(49) DB 감독을 대신해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김주성(39·DB)은 "6라운드에 6연승을 하며 상승세를 탔던 SK가 우승에 가까운 것 같다"며 SK에 한 표를 던졌다.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힌 SK의 문경은(47) 감독은 "경험이 많은 모비스"의 손을 들었고, 추승균(44) KCC 감독도 "모비스가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KGC인삼공사의 김승기(46) 감독은 "멤버 구성을 보면 KCC가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정규리그 우승 팀인 DB는 한 표도 받지 못했다. 김주성은 이러한 평가에 대해 "예상은 했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DB는 이번 시즌 신구조화와 외국인 선수 활약 등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적다는 건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DB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김주성은 "어린 선수가 많고, 나처럼 나이 많은 선수도 많다. 하지만 젊은 선수는 젊은 선수 대로 패기가 있고, 나도 마지막인 만큼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DB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 가운데 하나는 팀 내 분위기다. 시즌 막판 에이스 두경민(27)이 태업 논란에 휘말리는 등 뒤숭숭했다. 양동근(37·현대모비스)은 이날 선수간 질문 코너에서 김주성에게 "시즌 중 팀의 논란이 일었을 때의 상황"을 묻기도 했다. 김주성은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 팀이 잘 나갈 때 힘든 일이 더 크게 오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을 이겨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사령탑도 자리를 비운 이날 두경민은 교통 체증으로 행사에 20여분 지각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정규리그 우승 후 느슨해졌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주성은 "우승을 하고 나서 너무 기쁜 나머지 해이해진 면이 없지 않다"고 돌아본 후 "이 시간 이후로 내 밑에 있는 선수들에게 따끔하게 말하겠다.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선수들과 모여서 각오를 다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DB는 개막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커녕 최하위 후보로 꼽히던 팀이다. 모두의 평가를 보란듯이 뒤집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저력이 있다. 두경민은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외부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팀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더 집중해서 준비할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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