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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철학
지바 마사야 지음ㆍ박제이 옮김
책세상 발행ㆍ276쪽ㆍ1만5,000원
‘공부’도 싫은데, ‘공부의 철학’씩이나, 그것도 프랑스 현대 철학이라니! 그런데 읽다 보면 묘한 개성과 흡입력에 무릎치고 낄낄거리게 된다. 그제야 저자 이름을 보니 지바 마사야. 얼마 전 ‘너무 움직이지 마라’(바다출판사)로 새로운 들뢰즈 해석을 선보였던, 전성기 문희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철학자다. ‘너무 움직이지 마라’를 통해 끊임없이 유동하는 이 세계와 단절하는 것이 오히려 들뢰즈 철학의 참뜻이라 일갈했듯, 이 책에서도 공부란 단절이라 주장한다. 공부한답시고 결연한 태도로 다른 모든 걸 중단하고, 죽자고 그 분야만 파헤치지 말라는 얘기다. “이 정도면 됐다”하고 대충 끊고 또 다시 이어가는 행위가 공부다. “통달하려는 마음은 아이러니한 욕망일 뿐”이니까.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자음과모음)의 사사키 아타루 이후, 제 머리로 이해한 바에 대해 제 손으로 제대로 풀어낼 줄 아는 또 한 명의 젊은 일본 철학자를 만났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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