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를 떠올리면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고 들판을 제멋대로 달리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처럼 야생마란 사람의 이용목적에 맞게 순화되지 않은, 즉 ‘한 번도 가축화되지 않은 말’을 의미하는데요. 지난달 22일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덴마크국립역사박물관 샤를린 고니츠 외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야생마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몽골에 서식하는 ‘프르제발스키(Przewalski)’ 종이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야생마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19세기 러시아 탐험가 프르제발스키가 몽골과 중국 경계의 스텝 지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 종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야생마로 기록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의 가축화가 처음 이뤄졌다고 알려진 카자흐스탄 북부 보타이 유적지에서 발굴한 말 유골과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여러 종의 유전체(게놈)를 비교한 결과 프르제발스키는 마지막 남은 야생마가 아니라 보타이인이 약 5,500년 전 가축화한 말의 후손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이후 보타이인에게서 탈출한 말 일부가 현대 야생마로 알려진 프르제발스키가 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결국 프르제발스키는 진정한 ‘야생마’가 아닌 셈입니다. 적어도 5,000년 전에 야생마는 멸종됐다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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