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경제평론가 출신, 비공식 참모로 활약
WP “오래된 충성파 진용에 추가” 친정체제 구축
보호무역 반대론자, 관세 폭탄 조치도 제고 요청
미 언론 “백악관 경제 매파들 견제 장치 노림수”
트럼프 “(보호무역 반대)그의 견해는 도움 될 것”
미국의 경제사령탑에 보수 성향의 경제 평론가인 래리 커들로가 낙점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지만,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선 비판론자다.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내 자유무역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커들로 내정자 발탁이 전 세계 무역 전쟁을 예고한 관세 폭탄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커들로에게 대통령의 경제정책보좌관과 국가경제위원장직을 제안해 받아들여졌다”면서 “질서 있는 (업무)인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경제위원장은 무역정책과 세제·인프라 투자 등을 주도하며 미국 경제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NEC 위원장 후보로 커들로를 거론하면서 “그가 위원장이 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임명을 예고한 바 있다.
커들로는 보수 성향의 경제 평론가로, 대표적인 ‘트럼프 맨’으로 꼽힌다. 뉴욕연방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현재 CNBC 간판 평론가이자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권에서는 백악관 예산국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수년 간 비공식 경제 참모로 활약해왔고,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인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된 충성파’를 진용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앉힌 데 이어, 경제 분야도 골수 트럼프 인사에게 돌아가면서 확고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커들로는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신봉자로, 보호무역주의에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커들로는 최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제고를 요청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커들로를 발탁한 배경을 두고 보호무역으로 무게 중심이 확 기울어진 백악관에서 보호무역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백악관 경제라인에는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까지 ‘매파 3인방’이 통상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커들러의 ‘관세반대 입장’에 대해 언급하며 “그의 견해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커들로는 내정 발표 후 C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보다 아주 조금 더 강한 달러를 보고 싶지만, 핵심은 안정성”이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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