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미국의 외계 지적 생명 탐사 계획인 세티(SETI)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또 그 원형이라 해야 할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전파천문대의 1960년 마이크로파 항성간 신호 탐색 계획 ‘오즈마프로젝트’ 이전에, 외계인(ET, Extra-Terrestrial)과의 교신을 시도한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확신하며 ET들의 지구 방문을 반겼다. 그들이 만든 단체 중 한 곳인 ‘국제비행접시국(IFSB, International Flying Saucer Bereau)’이 1953년 3월 15일 ET와의 첫 공식 접촉을 시도했고, 회원 투표를 통해 그날을 외계인 접촉의 날, 즉 월드 컨택트 데이(World Contact Day)로 지정했다.
전파망원경이 없는 그들이 택한 교신 수단은 원시적이지만 과학자들의 탐구열 못지 않게 간절했을 ‘텔레파시’였다. 전 세계 회원들은 이날 국제협정시(UTC, 런던기준) 기준 정오 정각에 각자의 자리에서 텔레파시로, 주문 같은 공동의 메시지를 우주로 쏘아 보낸다. 영어로 원고지 1매 남짓 분량의 그 문구는 “행성간 우주선 탑승자들은 들으시오! 우리 행성 지구를 지켜보고 있는 당신들에게 요청합니다. 우리 IFSB 회원들은 당신들이 우리에게 응답하기를 바랍니다”로 시작해 “우리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신호를 보내주세요. 선의의 방문으로 우리의 지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세요. 그리고 당신들이 실재함을 모르는 무지의 지구인들을 일깨워 주세요.(…) 우리는 여러분의 친구입니다”로 끝을 맺는다. 그 문구는 76년 한 음악가에 의해 가사 첫 문구에 따온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라는 제목의 노래로 만들어져 음반이 출시됐다. 저 노래는 훗날 미국 인기 팝 듀오 카펜터스가 리바이블하기도 했다. 60주년이던 2013년에는 3월 15~22일을 월드 컨택트 주간으로 지정, 기념식과 음악회, 우주 관찰, 명상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ET의 응답은 아직 없지만 지구의 나이나 우주의 시간을 감안하면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고 그들은 여길 것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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