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벤져스’(오성+어벤져스)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올림픽의 컬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장은 언제나 관중의 ‘대~한민국’ 응원이 울려 퍼진다. 스킵 서순석(47), 리드 방민자(56), 세컨드 차재관(46), 서드 정승원(60), 이동하(45)로 구성된 대표팀은 동계올림픽에서 ‘팀킴’이 은메달 쾌거를 이룬 것처럼 메달 획득을 향해 순항 중이다.
세계 랭킹 7위인 대표팀은 14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패럴림픽 스웨덴과 예선 9차전에서 4-2로 승리해 7승2패로 중국(8승1패)에 이어 캐나다와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서 열린 노르웨이전에서는 2-9로 패해 2패째를 떠안았다. 사실상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15일 영국, 중국과 격돌한다.
‘오벤져스’의 돌풍은 선수들의 빼어난 기량과 백종철(43) 감독의 전술, 그리고 음지에서 밤잠을 반납한 전력분석 팀 및 스태프들의 헌신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서순석은 “경기를 하기 전 감독님이 전략을 가르쳐준다”며 “우리는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고 백 감독과 전력분석 팀에 고마워했다.
백 감독과 전력분석 팀은 수시로 소통하며 경기장 빙질 상태, 상대 팀 전력 등을 주고 받는다. 경기를 마친 뒤엔 자료를 정리하고, 2시간 30분 경기 영상을 5분으로 압축하느라 새벽 2,3시는 돼야 잠을 청할 수 있다. 전력분석 팀원은 현재 6명이다. 경기장에 4명,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 2명이 있다.
이윤미(40) 전력분석 팀장은 “오전 8시에 나가 오후 10시30분까지 경기를 보고 내용을 분석해야 한다”며 “경기가 끝나면 현장에서 즉각 감독에게 분석자료를 전달해야 하는데 관중석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자원봉사자 분들이 퇴장할 시간이라고 재촉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컬링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1월부터 전력분석관 임무를 맡은 이 팀장은 전력분석 팀을 그 해 3월 임시 소집해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다니며 패럴림픽을 준비했다. 총 4~5개 국제대회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상대 팀 정보를 추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 해 동안 전력 분석을 하느라 모은 A4 용지는 1박스(2,500매)에 달한다.
또 패럴림픽 경기들을 보며 정보들을 업데이트 해나갔다. 이를 토대로 백 감독은 상대 팀의 리드부터 세컨드, 서드, 스킵까지 어느 쪽이 약하고 어떤 턴을 주로 사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이 팀장은 “대표팀의 전략이 적중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