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중ㆍ성남고 앞 42층 주상복합 신축 계획
학부모들, 학생안전과 학습권 위협한다며 반발
세종시 신도심 학교 코 앞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신축 계획이 잡히자 학부모들이 학생 안전과 학습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시 교육청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한 사업자가 어진동(1-5생활권) 어진중과 성남중 맞은편에 연면적 1만8,100㎡(42층), 465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빌딩 신축을 추진 중이다.
이 소식을 알려지자 두 학교의 학부모들은 건설 반대 비대위를 꾸리고,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학교 바로 앞이 초고층 주상복합 건설 현장으로 변하면 비산먼지와 소음은 물론, 대형화물차량 등이 오가면서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건강, 안전을 위협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또 주상복합 건물이 완공된 이후에도 도로 하나를 두고, 학교 정문과의 거리가 20m에 불과해 교통 혼잡은 물론, 학생 안전 등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00m에 불과한 학교 앞 2차선 도로에 2개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주상복합 건물 출입구 계획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입주자 출입구는 어진중 교문 바로 앞에, 상가 주출입구는 성남고 교문 바로 앞으로 설계돼 장기적으로 교통 사고 등 안전 상 문제가 클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성남고 한 학부모는 “건물이 신축되는 46개월 동안 아이들은 소음과 진동, 비산먼지, 미세먼지에 노출돼 건강과 학습권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주상복합 신축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찬영 세종시의원은 “도시계획도, 정주여건 개선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학교 안전과 학습권을 담보하는 게 우선인 만큼 그 선에서 주상복합 신축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상복합 신축 여부의 열쇠는 시 교육청이 쥐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학교환경보호법에 따라 공동주택 사업주체는 반드시 교육청의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 교육청 교육환경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0일 학부모 의견 반영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상복합 신축 안건 심의를 보류했다.
사진숙 시 교육청 창의인재교육과장은 “지난달 심의위에서 사업자에게 2가지 사항에 대해 보완을 주문했다”며 “보완 사항과 학부모의 의견 등을 교육부 산하 교육환경보호원에 전달해 의견을 받은 뒤 다음달 초 심의위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진중대책위 이수정 위원장은 “세종시와 시의회, 행정도시건설청, 교육청 등 관계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일부 정보공개요청도 했다”며 “학교와 학부모의 의견을 모아 다음달 교육환경영향평가에 자료를 제출하고, 제대로 심의가 이뤄지도록 견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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