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최근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당 지도부의 사퇴 압박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박 전 대변인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시간부로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 직을 내려놓는다”며 후보경선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충남지사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 1월 22일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난 지 51일 만이다.
‘안희정 마케팅’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펼쳐오던 박 전 대변인은 지난 5일 안 전 지사 미투(#Me Too) 폭로로 직격탄을 맞고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이후 본인의 불륜과 여성 당직자 특혜 공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당 안팎에서 후보직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박 전 대변인은 그간 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과 관련, “(안 전 지사 문제가 터진 직후인) 지난 3월 6일 이미 예비후보 직을 사퇴하려 마음을 굳혔으나, 갑자기 저에게 제기된 악의적 의혹으로 상황의 변화가 생겼다”며 “더러운 의혹을 덮어쓴 채로 사퇴하는 것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므로 싸울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 당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원회의 수용으로 저의 당내 명예는 지켜졌다고 판단한다”면서 의혹 폭로자에 대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박 전 대변인은 전날 선거운동을 재개한 데 이어 이날 낮까지만 해도 “(최고위원들에게) 충분히 소명했다”며 자진사퇴 뜻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악영향을 우려한 당 지도부가 박 전 대변인의 예비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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