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점포’에 들어가기 위해 블루투스 기능이 켜진 스마트폰을 출입구에 갖다 댄다. 미리 등록된 정보를 인식해 문이 열리고, 안에서는 점원 대신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손님을 맞이했다. 콜라를 두 캔 집어 들었더니 센서가 남은 콜라 개수를 표시해줬다.
이제 물건을 든 채 매장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매장 안 폐쇄회로(CC)TV가 손님이 무엇을 얼마나 사는지 분석하고 있다가, 가게를 나서는 순간 휴대폰에 미리 등록된 결제 수단에서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한 군데 너무 오래 머문다든지 물건을 주머니에 넣는 등 이상행동을 하면 즉시 중앙관제센터에 보고된다. 매장 전체를 비추는 카메라에는 열 감지 기능이 있어 고객이 어느 매대 앞에서 오래 머물렀는지를 분석해주기도 한다.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세계 보안 엑스포(SECON) 2018’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건 ‘지능형 영상분석(IVA)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시티형 보안이었다. 지능형 영상분석은 AI 기능을 갖춘 카메라가 사람과 사물을 인지하고 행동까지 분석해 분류하는 기술로, 무인점포에서 공공보안에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무인점포를 앞세운 NSOK의 부스에서는 ‘우리아이 지킴이’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유치원과 통학 차량, 집 안에 설치된 CCTV가 아이의 모습을 끊임 없이 추적해 부모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CCTV에 수많은 아이들이 담겨도,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을 이용하면 내 아이의 이동 경로만을 관찰할 수 있다.
에스원은 이미 강원 인제터널 등에 적용되고 있는 지능형 영상 감시(SVMS) 기술을 내세웠다. 터널에 사고나 화재가 발생하거나 급정지 등 이상행동을 하는 차량이 있을 경우 이를 감지해 관제센터에 알리는 식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14가지 지능형 알고리즘이 입력돼 있어 특정 장소에 사람이 배회하거나 침입자 등 이상 행동이 감지되면 관제센터가 알게 된다”면서 “스마트 시티에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고성능 어안카메라를 이용, 사각지대 없이 도시 전체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테크윈은 메타 데이터를 이용한 영상 스마트 검색 등을 선보였다. 이는 촬영된 영상에서 ‘빨간색 옷을 입은 사람’ ‘5시30분에서 6시 사이 특정 구역에서 빠져나간 사람’ 등 특정한 조건을 따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에스원, NSOK 등 5개 민간 보안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공(85만대)과 민간부문(200만대)를 합한 20조원 규모의 CCTV영상을 공유하기로 했다. 두 부문이 연계되면 민간 보안업체가 범죄나 사고 상황을 인지했을 때 곧바로 112, 119로 연결되고, 범죄 수사 단계마다 각 회사에 일일이 협조요청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고양=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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