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도 평창 찾아
남북 크로스컨트리 선수 응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창 동계패럴림픽 특보(특별 보좌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9일 개회식 후 거의 매일 현지에서 한국팀 경기를 관람하면서다. 지난해 대선 때 매주 호남을 방문해 바닥 민심을 다지던 ‘호남 특보’ 역할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평창패럴림픽 개회식 때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을 통해 ”패럴림픽 기간 가능한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는 모든 경기를 참관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김 여사는 개회식 종료 후에도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로 복귀하지 않고 평창에 남아 ‘한국 경기 챙겨보기’에 돌입했다.
김 여사는 9~11일 평창에서 남자 7.5㎞ 및 여자 6.5㎞ 스프린트 결선 경기, 아이스하키 한국-체코전 등을 관람하고 한국 선수를 격려했다. 이어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 열린 경찰대생ㆍ간부후보생 합동 임용식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청와대로 복귀했으나, 13일 행사 후 바로 평창으로 돌아와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한국-스위스전을 관람하고 평창 숙소로 향했다.
14일에는 개회식 후 평창을 처음 찾은 문 대통령과 함께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를 관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베이스캠프를 꾸린 것처럼 거의 매일 평창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며 “외교안보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문 대통령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앞서 지난 1월 패럴림픽 개회 50일을 앞두고 열린 기념행사에 참여해 “진정한 올림픽의 완성은 패럴림픽의 성공”이라고 말했고, 지난달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출연한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를 관람하면서 패럴림픽 띄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4일 크로스컨트리스키 북한 대표팀 마유철ㆍ김정현 선수 등을 만나 “참가해보니 어떻습니까, 우리도 북한에 가서 한 번 해보면 좋겠네요”라고 인사했다. 이에 북한 대표팀 임원진은 “남측에서 대표단과 선수단을 환대해 주셔서 감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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