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개발 우선 추진…공공개발 방안도 검토
100년이 넘은 대구의 대표적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자갈마당이 전면 철거 정비 방식을 통해 조기 폐쇄된다.
대구시는 14일 ‘성매매집결지 주변정비 사업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 결과에 따라 자갈마당을 전면 철거 정비 방식으로 개발해 자갈마당 폐쇄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시의 자갈마당 폐쇄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용역결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폐쇄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지난해 4월부터 이달 12일까지 대구경북연구원에 ▦대구시민, 토지소유자, 상업시설 소유자 등 설문조사 ▦토지이용실태 및 개발여건에 대한 현황조사 ▦타 지역 정비사례 ▦전문가 자문 등 정비대상지 용도지역의 제도적 여건 등을 고려해 적용 가능한 법적 정비 수단을 중심으로 성매매집결지 정비 가능성을 의뢰했다.
정비 가능성을 종합 검토한 대구경북연구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주거 및 상업과 업무, 주민편익시설 등 다양한 도심기능이 결합된 복합용도개발 정비방식을 제안했다. 이 방식으로 정비할 경우 신속한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공간 정비 비용조달을 위한 사업성과 공공성 확보, 민간의 자발적인 정비 등 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자갈마당이 민간주도로 정비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행정지원을 통한 이해관계자 협의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올해 내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시에는 공공이 직접 개발 사업 주체로 나서 정비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시가 진행 중인 자갈마당 폐쇄정책도 고무적인 효과를 내며 조기폐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는 종사여성 중 탈 성매매를 약속한 18명에게 10개월 간 생계유지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탈성매매 여성 자활지원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갈마당 내 마련된 문화예술전시관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에는 13일 기준 3,024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영업 중인 성매매집결지에 전시관을 오픈 한 것은 이곳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아트스페이스는 18일 1차 전시를 마감하고 다음달 25일부터 9월16일까지 2차 전시를 진행한다. ‘기억정원 자갈마당 그 이후, 별 스토리’를 주제로 이명호 김주현 뮌 등 새로운 예술가가 참여한다. 1차 전시 중 2차례 열려 호응을 얻었던 교육프로그램은 월 1회로 확대된다.
최창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큐레이터는 “폐쇄적인 자갈마당에 전시공간을 조성한 후 친구, 연인은 물론 가족방문객까지 이어지는 등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서울 광주 전주 등 전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전시를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폐쇄정책 시행 전 37개 업소에 성매매여성 110여명이 있던 자갈마당에는 현재 30개 업소, 9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시는 중구청 등과 함께 빠르면 다음달부터 도시철도3호선 달성공원역에서 대구예술발전소까지 200m 구간에 보행로를 설치하고, 대구예술발전소 옆 청년예술창조공간에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는 등 폐쇄에 박차를 가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갈마당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왕래가 많아졌고 대구 도시 경관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며 “민간개발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여의치 않으면 공공개발로 전환해 폐쇄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