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현대 우주론을 형성하고 양자 중력 분야에서 업적을 쌓고 과학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별세했다. 향년 76세.
호킹 박사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에 다니던 1963년 21세 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이래 목발과 휠체어, 기관지 감염으로 음성을 잃은 1988년 이래로는 음성합성인식기 등에 의존하며 ‘55년간의 시한부 인생’을 이어갔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학문 연구를 계속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66년 응용수학ㆍ이론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70년대에는 동료 연구자 로저 펜로즈와 협업해 일반상대론적 특이점에 대한 여러 정리를 증명하며 블랙홀이 열복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이 연구로 1974년 32세에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됐으며, 5년 뒤에는 케임브리지대 루커시안 수학 석좌교수로 뽑혀 2009년까지 재직했다.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한 연구자라는 명성에다 자신의 이론과 우주론에 관련된 저술을 펴내 대중적 인기도 높았다. 1988년 저술한 ‘시간의 역사’가 영국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237주 동안 머무르며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 책은 40개 언어로 번역돼 1,000만권이 팔렸다.
호킹 박사의 사망 소식에 전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대중과학저술가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그의 타계로 지적인 공백이 남았다”라고 기렸고 미항공우주국(NASA)은 “그의 이론이 우리가 탐색하는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젖혔다”라며 “미세중력의 우주에서 슈퍼맨처럼 날아다니길 빈다”고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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