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검찰청사로 들어가기 직전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역사에서 이번이 (전직 대통령이 소환되는)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조세포탈, 횡령ㆍ배임,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개 이상의 죄명과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기타 불법자금 등 110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이날 조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층으로 올라간 뒤, 부장검사실에서 조사와 관련한 짧은 설명을 들은 뒤 1001호 조사실로 이동해 본격적인 검찰의 피의자 신문을 받는다. 과거 전직 대통령 등의 검찰 소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날 밤 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신문이 끝나더라도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이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별도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