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ㆍ건설업 고용 둔화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 폭이 10만명을 겨우 넘어서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0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000명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수 증가 폭은 작년 9월(31만4,000명) 이후 3개월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하다 지난 1월(33만4,000명) 넉 달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다시 한달 만에 1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이는 최근 취업자 증가를 견인해온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 고용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전체 취업자 중 가장 비중이 큰 제조업 취업자수는 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10만6,000명)보다 9만2,000명이나 줄었다. 이는 작년 2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기저효과에 조선업 구조조정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1월 9만9,000→2월 6만4,000명)과 농림ㆍ어업(9만4,000→4만1,000명)에서도 증가 폭이 축소됐다.
도소매(-9만2,000명) 교육서비스(-5만4,000명) 숙박음식(-2만2,000명) 등 서비스업도 부진했다. 한국GM 사태에 따른 자동차 판매부진과 대학 구조조정(서남대ㆍ한중대ㆍ대구외대 폐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최저임금발(發) 충격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작년 1분기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 등으로 서비스업 부진이 지속된데다,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감소폭이 오히려 1월(-3만1,000명)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의 상당수도 최저임금과 무관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였다.
‘일자리 쇼크’의 또 다른 배경엔 일시적인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의 축소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 늘었다. 1월(34만6,000명)은 물론 작년 평균(약 33만명)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황인웅 기재부 정책기획과장은 “취업자는 경제활동인구 파이가 커지거나 기존 실업자가 취업자로 전환될 때 늘어난다”며 “공무원 원서접수 연기로 청년 15만명 가량이 비(非)경제활동인구로 남고, 한파로 50ㆍ60대 인구가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중을 의미하는 실업률은 지난달 4.6%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2.5%포인트 하락한 9.8%였다. 2013년 2월(9.0%)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낮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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