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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 "고은 시인 성폭력문제 회피한 것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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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 "고은 시인 성폭력문제 회피한 것 사과"

입력
2018.03.1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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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은 시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인들의 모임인 한국작가회의가 13일 고은 시인을 비롯한 회원들의 성폭력에 침묵한 것을 사과했다. 고 시인은 작가회의 상임고문이었다. 작가회의가 징계를 시도하자 얼마 전 탈퇴했다.

작가회의는 대국민사과문을 내 “젠더 문제에 관해 대처가 미흡하고 궁색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작가회의 태도로 인해 상처입고 실망한 동료 문인과 독자,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고은 시인은 오랫동안 작가회의를 대표하는 문인이었기에 당사자의 해명과 별개로 작가회의가 답변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러나 입장을 신속히 밝히지 못했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과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실망에 어떠한 위로도,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는 ‘동지’와 ‘관행’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뿌리내린 무감각한 회피였다. 반성한다”고 했다.

작가회의는 친목단체여서 제명을 비롯한 징계가 실질적 불이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문인으로선 아픈 불명예다. 고 시인은 신속 탈퇴로 징계를 피했다.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폭로가 쏟아졌을 때도 가해자로 지목된 문인들이 같은 꼼수를 부렸다. 작가회의는 이에 성차별과 성폭력 혐의를 받는 회원의 ‘선제적 탈퇴’를 막기로 했다. 작가회의는 “이런 결정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권위에 의한 폭력과 약자 혐오, 차별에 반대하며 인간 존중의 사람살이에 작가들이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연출가로 주로 활동해온 이윤택 극작가는 10일 이사회에서 제명됐다. 그는 작가회의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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